한국일보

주택보험사의 업데이트(update) 자료 요구

2024-02-09 (금) 박기홍 HUB 천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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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보험사의 업데이트(update) 자료 요구

[박기홍 HUB 천하 대표]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이미 다 아는 사실이지만 요즘 주택보험 가입이 전과 같지 않다. 잇단 대형 산불로 인한 클레임 증가로 보험사들의 손실이 커지면서 산불 위험 지역에 인접한 주택들은 신규 가입이나 갱신이 쉽지 않은 거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런데 산불 지역과는 무관한 주택들의 보험 신규 가입이나 갱신이 만만치 않은 것은 납득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한 번도 보험 클레임을 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조건을 내세우며 까다롭게 나오는 보험사들의 태도는 소비자들을 짜증스럽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메이저 보험사들이 잇달아 신규 가입을 중단한 채 기존 고객에 대한 갱신만 서비스하거나 아예 캘리포니아 주에서 철수하고 있는 만큼, 그만큼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선택의 기회가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그나마 보험을 유지하려면 그들의 요구 사항들을 맞춰야 한다.


최근 보험사들이 가장 많이 요구하는 업데이트(update) 증빙 자료는 대부분 ‘물’과 관련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지붕에 관한 것이다. 보험사는 기와나 콘크리트 타일 지붕의 경우 35년 정도, 그보다 수명이 짧은 콤포지션 싱글스 지붕인 경우 25년 정도가 지났다고 판단될 경우 지붕 업데이트나 교체한 증거 제출을 요구한다.

너무 오래되거나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을 경우 많은 비가 내리게 되면 집 안으로 물이 들어와 보험 클레임을 할 위험이 높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만약 집 주인의 관리 부실이 원인이라고 보험사가 판단하게 되면 클레임이 거부될 수도 있어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 다음으로 보험사가 중요하게 살피는 게 플러밍이다. 일반적으로 구리 파이프를 원하는데 지난 30-40년 동안 한 번도 파이프를 새로 교체하지 않았거나, 기존 파이프 라인을 경로 변경하지 않았을 경우 누수 등의 위험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보험사들은 어느 정도 오래된 주택에 대해서는 플러밍과 관련해 업데이트 자료 제출을 요구한다.

그리고 워터 히터(water heater)에 대한 자료를 요구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워터 히터는 개스를 사용하는 제품의 경우 8-12년, 전기는 10-15년 정도의 수명을 갖고 있다. 물론 이보다 더 오래 사용할 수도 있지만, 부식 등으로 몸통이 터져 많은 양의 물이 한꺼번에 집 안쪽으로 흘러갈 경우 적지 않은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로부터 이런 요구들을 받게 되면 많은 주택 소유주들은 “전에는 이런 요구가 없더니 왜 이제 와서 별거를 다 요구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는 새로운 요구가 아니다. 원래는 반드시 점검하는 절차지만, 과거에는 보험사간 경쟁으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이를 요구하는 경우가 적었을 뿐이다. 추가로 약 2000년도부터 주택건설업자들이 건축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중국으로부터 표준 이하의 파이프 및 부속품을 수입하여 자재를 설치하거나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품질이 좋지 않아 10-15년이 지나면서 누수가 자주 발생하여 안심할 수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그러면 올해 주택보험 시장은 어떨까?

얼마 전 주 보험국은 보험사들이 주를 떠나는 것에 우려를 표하면서 일종의 절충안을 제시했다. 산불 위험 지역의 주택들에 대한 보험 가입을 일정 비율 받아주는 조건으로 보험료 인상을 일부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손실 증가의 주 원인인 산불 위험 주택들의 보험 부담을 감수하면서 이 제안을 받아들이기는 힘든 상태다.

게다가 올해는 주 보험국장 자리를 놓고 선거가 벌어진다. 현 보험국장이 재선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데, 쉽게 보험료를 보험사가 원하는 만큼 올려줄 수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올해 주택보험 시장은 소비자들에게 더 어려운 시간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최근에는 하트포드 보험사가 캘리포니아 주에서 더 이상 주택보험 신규 가입을 받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더 좁아진 것이다.

보험에 가입하고 싶어도 가입할 보험사가 없으면 결국 소비자만 골탕을 먹을 수밖에 없다. 결국 현재로선 갱신이 가능하다면 주택 소유주들이 문제나 사고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노력을 통해 현재 가지고 있는 보험을 유지하는 게 현재로선 최선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만약 갱신이 거부될 경우에는 가급적 많은 보험사와 계약을 맺은 에이전시를 통해 새로운 보험사를 샤핑하는 게 바람직하다.

문의 (800)943-4555, www.chunha.com

<박기홍 HUB 천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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