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박문정/주부

2024-02-0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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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아줌마 박문정

‘여성의 창’ 연재는 오랫동안 지인들로부터 쉽지만 의미가 깊어 여운이 오래간다는 찬사를 받아온 나의 글들에게도 날개를 달 수 있는 기회라 새해선물을 받은 듯 무척 기쁘다.
나는 밥하고 빨래하는 중에도, 또한6살 인간 아들래미와 2살 개 딸래미와 배꼽 빠지게 웃고 노는 중에도 뜬금없이 떠오르는 단상들을 놓칠새라 집안 여기저기에 수첩을 두고 매일 쓰고 또 쓰는 44살 보통아줌마 박문정이다.
첫 원고는 자기소개가 담겨야 한다는 말에 잠깐동안 깊은 생각에 잠겼다. 오래전 입사지원시 썼던 자기소개서처럼 틀에 맞게 좀 더 예뻐 보이고 좀 더 능력 있어 보이게 꾸며볼까 하다가 지금 현재 여기에 앉아 있는 ‘나라는 사람은 도대체 누구인가’ 라는 다소 근원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였다.
많은 것에 꾸미고 또 꾸미며 불편하게 살던 과거의 문정이에게 꾸미지 않아도 ‘너는 있는 그대로 참 예쁘다’ 라며 현재의 문정이가 귀에다 속삭이는 듯했다. 꾸미지 않아도 예쁜 나는 편안한 나로 여기에 앉아 있고 이런 내가 글을 쓰면 독자들의 마음 한 켠을 쉽게 밝혀주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나는 스스로를 여러가지 것들을 쓰는 ‘엄마추어(엄마+아마추어)’ 작가라고 칭하기도 한다. 지난 6년은 10년만에 낳은 아들의 육아 일기를 썼고 요즘은 일상 속 나의 삶과 또 나와 인연이 닿은 많은 사람들과 나눈 이런 저런 사랑이야기를 시와 에세이로 쉽고 익살스럽게 쓰고 있다. 그러고 보니 나는 주로 사람과 사랑 이야기를 주 소재로 하여 글을 쓴 것 같다.
더 멋지게 보이려고 글에 기교를 부리거나 더 똑똑해 보이려고 어려운 용어를 쓰지 않아도 나의 글은 충분히 독자들에게 일상의 작은 쉼터가 될 것이라 믿는다.
세상을 움직이게 한 많은 분들의 에세이 서적을 보면 아주 쉬운 표현으로 써져 있는 것을 발견한 적이 많다. 나의 글도 그들처럼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가 읽혀 지고 그들의 마음이 편해져서 인생마저 쉽게 흘러가게 되길 바란다.
앞으로도 나는 사람과 사랑이야기를 계속 쓸 예정이다. 사람은 사랑이니까. 사랑만이 쉼터가 될 수 있으니까. 보통 아줌마 문정이가 쓴 보통 아닌 사랑이야기 쉼터에 누구든 와서 편히 쉬었다 가길 바란다. 당장 다음주부터 누구와 어떤 사랑 이야기를 풀어 쓸지 몹시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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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정씨는 한국에서 학업을 마치고 10여년을 무역회사에서 해외영업을 하였습니다. 마지막 직장은 수원 삼성전자 GTC(Global Technology center)에서 일을 하다 2015년에 미국으로 이민을 와서 현재는 산호세에서 6살 아이 엄마로 살고 있습니다. 문학을 좋아하여 한국의 여럿 문인 카페의 회원으로 활동 하고있고 '결혼은 미친 짓이다'로 유명한 이만교 작가의 독서토론 수업등 다양한 온라인 문인 수업에도 참가하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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