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류애서 사회비판까지…대작의 시간에 물들다

2024-01-26 (금)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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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로드웨이 인 할리웃 하이라이트

▶ 희망 메시지 담은 ‘병 속 메시지’…내달 6일부터 7회 공연

인류애서 사회비판까지…대작의 시간에 물들다

‘메시지 인 어 보틀’은 스팅의 명곡을 브레이크 댄스와 재즈 댄스로 조명한 무용극이다. [브로드웨이 인 할리웃]

뮤지컬이 주는 즐거움은 춤과 음악에서 기인한다. 록 밴드의 연주가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고, 드라마적 구성이 합쳐져 감동을 준다. 나들이를 하기엔 여전히 움추러드는 날씨지만 LA에 오랜 만에 뮤지컬 화제작들이 몰려왔다. 스팅의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더 없는 기회인 무용극‘병 속 메시지’와 오즈의 마법사를 재해석한‘더 위즈’, 시대의 명작‘시카고’가 연이어 할리웃 팬터지스 극장 무대에 오른다. 때마침 브로드웨이 인 할리웃이 시즌 패캐지 외에 3개 이상 공연 티켓을 한꺼번에 구입하는 2023-24 브로드웨이 인 할리웃 미니 패키지를 판매 중이다. 미니 패키지 가격은 182달러부터 시작되며 각종 혜택이 있다. 할리웃 팬터지스 디어터 주소는 6233 Hollywood Blvd., LA 티켓 문의 www.BroadwayInHollywood.com
인류애서 사회비판까지…대작의 시간에 물들다

오즈의 마법사를 재해석한 뮤지컬‘더 위즈’ [브로드웨이 인 할리웃]


인류애서 사회비판까지…대작의 시간에 물들다

리바이벌 25주년을 기념하는 시대의 명작 뮤지컬‘시카고’. [브로드웨이 인 할리웃 제공]

희망 메시지 담은 ‘병 속 메시지'…내달 6일부터 7회 공연

영국 록밴드 폴리스 시절 스팅의 명곡 ‘병 속의 메시지’(Message in a Bottle)가 무용극으로 찾아온다. 팬터지스 극장이 오는 2월6일부터 11일까지 7회 공연하는 ‘메이시 인 어 보틀’은 브로드웨이 인 할리웃과 영국 현대무용의 메카인 새들러스 웰스 극장, 유니버설 뮤직 UK가 선보이는 미국 초연 무용극이다. 그래미상을 17회 수상한 아티스트 스팅의 음악에 맞춰 새들러 웰스 극장의 케이트 프린스 안무가가 창작했고 2020년 2월 런던 더 피콕에서 세계초연해 화제가 되었다. 신나는 댄스와 에너지 넘치는 풋워크가 온 몸에 전율을 일으키며 인류애와 희망을 이야기한다. 멜로디가 마음을 사로잡고 삶과 죽음, 자유에 대한 사유를 담은 가사가 지적인 힘을 담고 있다.

‘메시지 인 어 보틀’은 즐거운 축제로 활기찬 마을이 갑자기 포위 공격을 받고 혼란 속에서 3남매(레토, 마티, 타나)는 부모와 헤어지게 된다. 이들이 새로운 땅으로 위험한 여정을 떠나 자신들만의 특별한 모험을 시작하는데 ‘에브리 브레스 유 테이크’ ‘록산’ ‘에브리 리틀 씽 쉬 다즈 이 매직’ ‘워킹 온 더 문’ ‘잉글리시맨 인 뉴욕’ 등 ‘폴리스’의 메인보컬이자 베이시스트였던 스팅의 명곡들이 브레이크 댄스, 모던 댄스, 재즈 댄스로 표현된다. 사운드트랙은 스팅의 새로운 보컬과 ‘해밀턴’ 등으로 그래미 및 토니상을 수상한 알렉스 라카모아르의 새로운 편곡, 베벌리 나이트 MBE와 린발 골딩의 게스트 보컬이 포함돼있다.


펑크 뮤직 무장한 ‘더 위즈'…내달 13일부터 웃음·감동 선사

토니상 수상 뮤지컬 ‘더 위즈’가 새로운 버전으로 오는 2월13일부터 3월3일까지 팬터지스 극장에서 공연된다. ‘오즈의 마법사’를 각색한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출연진이 모두 흑인이다. 소울, 가스펠, 록, 70년대 펑크 뮤직으로 무장한 ‘더 위즈’는 도로시가 현대 세계에서 자신을 찾기 위한 여정을 감동적으로 그린다. ‘이지 오 다운 더 로드’ ‘홈’ 등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히트곡들이 웃음과 감동을 선사해줄 예정이다.

윌리엄 F. 브라운의 동화책을 원작으로 찰스 스몰스가 음악을 담당했다. 셸 윌리엄스가 연출하고 비욘세 ‘싱글레이디’의 안무가 자켈 나이트가 안무를 맡아 1975년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토니상 최우수 작품상 등 7관왕에 올랐던 작품으로 2024년 버전은 40년 만에 처음으로 프리-브로드웨이 투어를 성공리에 마친 새로운 프로덕션이다. 티켓 45달러부터.

미국의 치부 꼬집은 ‘시카고'…3월 5일부터 재즈선율로 초대

25년이 지나도 여전히 관객들에게 열광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뮤지컬 ‘시카고’가 다시 팬터지스 극장에 온다. 오는 3월 5~24일 농염한 재즈선율과 갱 문화가 발달했던 시카고의 어두운 뒷골목으로 안내한다.

언론과 사회의 속성에 대한 예지적인 시선으로 시대를 초월하는 명작의 반열에 오른 ‘시카고’는 관능적 유혹과 살인이라는 주제를 결합해 관객들을 사로잡은 뮤지컬이다. 명성, 부, 재즈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위트 있는 가사와 재즈 풍의 매력적인 멜로디, 그리고 밥 파시의 관능적인 안무가 매 공연마다 기립박수를 받아왔다. 1926년 세간의 화제가 되었던 쿡 카운티의 공판에서 영감을 얻은 ‘시카고 트리뷴’ 기자 출신 극작가 모린 달라스 왓킨스가 쓴 연극 ‘시카고’(A Brave Little Woman)이 원작이다. 이 작품이 호평을 받자 1927년 무성영화 ‘시카고’, 1942년 극 중 여주인공의 이름을 딴 ‘록시 하트’가 연이어 제작되었고 1975년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신화 밥 파시가 존 캔더, 프레드 앱과 함께 192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브로드웨이 뮤지컬 ‘시카고’를 탄생시켰다. 밥 파시의 ‘시카고’는 총 898회 공연으로 1970년대 브로드웨이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손꼽히게 되었다.

팬터지스 극장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시카고’는 1996년 연출가 월터 바비의 리바이벌 뮤지컬이다. 조명과 무대장치 등을 재정비해 리차드 로저스 디어터에서 리바이벌 공연을 올렸고 이 작품은 토니상 리바이벌 뮤지컬상과 연출상 등 6개 부문을 휩쓸었다. 이듬해 영국 웨스트엔드로 진출해 올리비에상의 베스트 뮤지컬 제작상 등 2개 부문을 수상하며 뮤지컬의 본고장 영국에서 장기 공연을 이어갔다.

‘시카고’에서는 극 중 인물 벨마를 사회자로 관객들의 몰입을 방해하고 상황 설명을 하며 주제를 부각시키는 서사극 형식을 취하고 있다. ‘제2의 카바레’로 불리기도 하는데 살인, 욕망, 부패, 폭력, 착취, 간통, 배신‘의 키워드로 1920년대 당시 미국 사회의 치부를 드러내며 비판의식을 과감하게 드러내고 있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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