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종교인 컬럼 임택규 목사/ 산호세 동산교회 담임

2024-01-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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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을 고쳐 쓰시는 분

글쓰기의 기본과정은 크게 구상하기,초고쓰기,고쳐쓰기,편집하기등의 4단계로 진행된다.이단계들중 세번째인 고쳐쓰기는 초고를 다시 읽고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는 것으로 글쓰기에 있어서 필수적인 과정이다. 고쳐쓰기는 글을 쓴 이가 자신의 글을 살펴보고 분석해 보면서 내용과 표현이 부적절하거나 문법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을 찾아내어 수정하는 것을 말한다. 실력이 뛰어난 작가일지라도 처음 작성한 초고에는 부족하거나 어색한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글의 흐름이 매끄럽지 않거나 어휘 표현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으며, 또한 맞춤법에 맞지 않는 문장도 있을수 있다.이런 이유로 글쓰기 전문가라 하더라도 자신의 첫 원고를 여러번 다시 읽고 이를 고쳐 쓰면서 좀 더 멋있는 글로 다듬는 과정을 거친다.

어디 글뿐인가? 세상만사 한번에 완벽해 지는 것은 없다. 탁월한 운동기술도 오랜기간 다듬고 연마해 이룩된 것이고 최고의 과학발명도 무수한 실패를 겪고 이를 교정하고서 성취된 것이다. 작품이던 제품이던 과학이던 기술이던 처음 것들을 고치고 다듬고 새롭게 함으로서 사람들에게 더욱 인정받고 쓰임받게 된다.

하면 물건 고치듯이 사람도 고쳐 쓸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잘 안 변한다 말한다. 나이가 들고 인생연륜이 더욱 쌓여 갈수록 고치기가 힘들다. 우리들은 흔히 첫 인상을 보면 그 사람됨을 알수 말한다. 사실 남들에게 각인된 첫 인상은 강렬하게 남는다. 첫 인상 이후에 상반되는 모습이 보이더라도 그는 남들로부터 ‘그는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야’라는 인식을 지배적으로 받는다. 해서 그 사람의 새로운 행보를 의심하거나, 아예 믿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사람의 내면을 깊이 아는 것은 어려울 뿐 아니라 한번 각인된 인식을 바꾸기도 어렵다. ‘사람을 고쳐 쓸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결론은 ‘그것은 정말로 힘들다”라고 일반적으로 답할 수 있다. 그만큼 사람의 타고난 성격과 기질, 습관을 고치기란 쉽지 않다. ‘궁하면 통한다’는 말이 있듯이 환경에 직면하면 약간의 변화는 있을수 있지만 근본적인 변화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언젠가 대학동기를 30년만에 만난 적이 있었다. 나이 지극해서 만났기에 처음엔 얌전빼고 철든 어른처럼 행세했다. 헌데 한 시간쯤 지나 긴장이 풀리고 어색함이 사라지면서 학창시절에 보았던 친구의 모습이 그대로 나타났다. 나 역시 친구의 눈에 예전의 나로 보였을 것이다. 우리들은 거의 안 변한채 30년만에 만난 것이다.


‘사람을 고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사람은 물건과 달리 일원화된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물건은 처음부터 목적을 가지고 규격대로 만들면 그 기능을 한다. 헌데 사람은 자신의 관점을 가진 뒤에는 그것이 틀렸다고 인정 않으려 한다. 사람들은 사이비 종교와 유사과학에 매료되면 자신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반대 의견이 틀렸다고 반박한다. 지구 평형설을 주장했던 자들이 대표적인 예다. 헌데 금성철벽같이 단단한 사람, 정녕 안 바끨것 같은 사람을 바꾸시는 분이 있다.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은 우리의 본성을 완전히 바꾸실뿐 아니라 고치신 후 재사용하신다. 생각해 보시라. 지금의 우리들이 예전과 동일한 사람들인가? 예전의 우리들은 죄와 허물로 영적 사망선고를 받은 자들이다. 헌데 십자가 보혈로 죄사함받고 영생얻고 새 삶을 시작했다. 마귀의 자식에서 주님의 자녀가 되고, 세상과 벗하는 사람에서 거룩한 주의 일꾼으로 헌신케 되었다. 우리들은 예수 안에서 심령의 변화를 받고 새로운 피조물이 되었다. 오직 주님에 의해서만 본성, 신분, 임무가 바뀌고 사역, 사명, 속사람이 바뀌었다. 세상에서는 사람을 바꾸기가 어렵다하여 이사람 저 사람으로 사람을 교체해가며 사용하지만 하나님은 인간적으로 변화가 힘든 사람을 변화시키고 고치셔서 당신의 도구로 선용하신다.오늘도 하나님은 우리를 다듬고 고치신다. 좀 더 성결하고 거룩하게 다듬으신다. 좀 더 은혜롭게 수리하고 계신다.

또 한해가 시작되었다.올 한해 동안,아니 이후로도 우리 모두 주님 손길로 고침받아가면서 복되고 아름답게 쓰임받는 귀한 존재이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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