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LB 진출 소감 인터뷰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총액 1억1,300만달러 “거액에 다리 풀릴 듯 기뻐”…홈구장 첫인상 나쁘지 않아 “타격폼 수정없이 도전할 것”
미국프로야구(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입단한 이정후가 19일(한국시간)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에게 입단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
‘영웅’에서 ‘거인’으로 변신한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1억 달러가 넘는 계약을 제안받았을 때 다리가 풀릴 만큼 기뻤고, 거액을 받게 된 만큼 최고의 플레이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와 계약기간 6년 총액 1억1천300만달러의 대형 계약을 맺은 이정후는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밝은 표정으로 귀국한 뒤 계약 과정과 목표, 향후 계획에 관해 밝혔다.
그는 MLB 진출을 꿈꾸는 꿈나무들과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도와준 이들에게도 조언과 감사의 뜻을 표했다.
다음은 이정후와 일문일답.
- MLB 진출의 꿈은 언제부터 꿨나.
▲ 초등학교 때 꿨고, 조금 접어뒀다가 (도쿄) 올림픽에 갔을 때 다시 꾸기 시작했다. 이제 1차 목표를 이룬 것 같다. 미국에 가서 잘하는 것이 두 번째 목표가 됐다.
- 1억 달러가 넘는 계약을 제시받았을 때 어땠나.
▲ (다리가) 조금 풀렸다.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
- (홈구장인) 오라클 파크를 밟았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
▲ MLB 구장을 간 건 키움 히어로즈 소속일 때 견학 간 것을 빼면 처음이었다. 경기장에 들어서는 순간 MLB 구장 같더라.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야구장으로 꼽히는데, 거대하고 웅장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 입단식 때 영어로 소감을 밝힌 것이 화제가 됐는데.
▲ 준비한 만큼 안 나온 것 같다. KBO리그에서 외국인 선수들이 (유창하진 않지만) 한국말로 말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봤을 때 멋지다고 느꼈다. 나도 영어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생각만큼 되지는 않았는데 더 노력하겠다.
- 적응을 위해 노력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 슬슬 준비해야 할 것 같다. 미국에 있을 때 음식은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었다. 야구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
- 샌프란시스코가 엄청난 금액을 안겼는데, 본인에 관한 현지의 기대감을 많이 실감했나.
▲ 에이전트(스콧 보라스)가 해준 말이 기억난다. 에이전트는 ‘어렸을 때부터 운동한 것에 관한 보상을 받은 것이니 부담 느낄 필요가 없다’고 했다. 부담보다는 기대가 크다.
- 계약할 때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 단장님이 직접 한국에 와주셨다. 협상할 때도 나를 원하는 느낌을 받았다. 역사 깊은 팀에서 뛸 수 있게 돼 영광이다.
- 지구 라이벌인 다저스엔 오타니가 있어서 동기부여가 될 것 같은데.
▲ 오타니는 세계적으로 야구를 가장 잘하는 선수다. 나는 시작하는 단계다. 비교가 안 된다.
- 빠른 공 대처에 관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 올해 타격폼을 바꾸기도 했었다. 이런 변화하는 모습을 미국에선 높게 평가해주시더라. 일단 부딪쳐보겠다. 난 아직 어리기 때문에 빨리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 계약 내용 중 만족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 미국엔 지역사회에 기부하는 문화가 있더라. 나도 기부 내용을 넣을 수 있게 돼 뿌듯했다.
- 내년 시즌 목표는.
▲ 슬슬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사실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냥 미국에서 운동하고 온 기분이다. 조금씩 실감하면서 목표를 잡겠다.
- 친정팀 키움도 많은 돈을 받게 됐다. 느낌은 어떤가.
▲ 선수들을 위해 더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 지금도 충분하지만, 선수들을 위해 더 많이 써달라.
- KBO리그를 거쳐 미국에 진출하는 후배들에게 동기부여가 될 것 같은데.
▲ 이런 계약을 하게 돼 친구들과 후배들도 꿈을 키울 수 있게 된 것 같다. 나보다 더 재능있고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더 열심히 했으면 한다. 나는 김하성 형이 매우 잘해서 그 덕을 봤다. 형이 잘해 놓은 것을 내가 망칠 순 없다. 책임감을 느끼며 열심히 하겠다.
- 김하성과는 같은 지구 라이벌로 상대해야 하는데.
▲ 상대 선수로 만나게 돼 설레고 기대된다.
- 본인이 생각하는 1호 기록이 있다면.
▲ (오라클파크 오른쪽 담장 밖으로 떨어지는) 스플래시 히트가 유명하다고 하는데, 난 왼손타자니까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
- (매제인) 고우석도 MLB 도전을 하고 있는데 어떤 조언을 했나.
▲ 우석이가 축하한다고 연락해줬다. 계약에 관한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고 조카 잘 있냐고 물었다. (웃음)
-- 김하성과 나눈 대화가 있다면.
▲ 계약 후 가장 먼저 연락했다. 하성이 형이 좋은 감독님(밥 멜빈) 밑에서 운동하게 됐으니 야구만 잘하면 된다고 했다.
-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지난 7년 동안 감사했다. 미국에서 시간 날 때마다 마지막 (KBO리그) 홈 경기, 마지막 타석에 섰을 때 팬들이 응원해주셨던 영상을 계속 봤다. 응원과 함성 잊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