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 초대형 계약 합의하며 ‘지급 유예’ 먼저 제의
일본 신문사가 10일(현지시간) 오타니와 다저스의 10년 7억 달러 합의 소식을 알렸다. [로이터=사진제공]
오타니 쇼헤이(29)는 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스포츠 사상 역대 최고액인 10년 7억 달러(약 9천200억 원)의 초대형 자유계약선수(FA) 계약에 합의하면서도 "구단을 배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타니의 에이전시 CAA는 9일 "역사적인 선수 오타니는 스포츠 역사에 길이 남을 계약을 하며, 다저스의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 배려했다"고 밝혔다.
MLB닷컴, 디애슬레틱 등 현지 언론은 "오타니의 계약 기간은 10년이고, 총액은 7억 달러지만, 계약 기간 내 평균 수령액은 7천만 달러에 한참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오타니가 먼저 연봉의 상당액을 계약 기간이 끝난 뒤에 받는 '유례없는 연봉 지급 유예'(unprecedented deferrals)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오타니는 다저스가 경쟁 균형세의 부담을 덜고 전력 보강에 나설 수 있도록 구단을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해석했다.
2023년 메이저리그 경쟁 균형세 부과 기준은 2억3천300만 달러였다. 다저스는 올해 연봉, 계약금 분할 지급 등으로 2억6천720만 달러를 써서 경쟁 균형세를 냈다.
2024년부터 2033년까지 다저스와 계약한 오타니가 매년 7천만 달러의 연봉(계약금 분할 지급 포함)을 받으면, 다저스는 오타니를 보유한 10년 내내 대형 FA 영입에 주저할 수밖에 없다.
오타니가 미국 언론의 보도대로 연봉의 상당액을 계약 기간이 지난 뒤에 받으면, 다저스는 경쟁 균형세 부과에 대한 부담을 덜고 전력 보강에 힘쓸 수 있다.
2018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지만, 아직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적이 없는 오타니는 '유례없는 연봉 지급 유예'를 제안하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향한 열망을 드러냈다.
연봉 지급 유예는 최근 메이저리그 다년 계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합의 조항'이다.
프레디 프리먼도 2022년 3월 다저스와 6년 1억6천200만 달러에 계약하며, 계약 기간에 1억500만 달러만 받고, 나머지 5천700만 달러는 계약 종료 후 13년 동안 나눠서 수령하기로 했다.
미국 현지 언론은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구단과 오타니 측이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오타니는 엄청난 금액을 '계약 뒤'에 받는 유례 없는 조건에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통 큰 양보로 다저스에서 뛰는 10년 동안 구단에서 받는 연봉을 줄였지만, 오타니의 실제 수입은 연평균 7천만 달러를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CBS스포츠는 "오타니가 2023시즌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에서 받은 연봉은 3천만 달러다. 하지만, 오타니는 약 4천만달러의 광고 계약을 해 연봉보다 더 많은 돈을 벌었다"며 "에인절스보다 인기가 높은 다저스에서 오타니는 연봉과 광고 등을 통해 매년 1억 달러 이상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