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작곡가 진은숙, 베를린필과 음반 발매

2023-12-01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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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년간 연주한 6곡 수록돼

▶ 사이먼 래틀·정명훈 등 협연

작곡가 진은숙, 베를린필과 음반 발매
세계 최정상 오케스트라인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이 한국의 현대 작곡가 진은숙의 작품을 녹음한 앨범을 발매했다.

베를린필이 발매한 앨범 ‘베를린필 진은숙 에디션’은 CD 2장과 블루레이 디스크 1장, 작품 해설을 담은 소책자 등으로 구성된 음반 세트이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17년간 베를린필이 연주한 진은숙의 관현악곡 및 협주곡 총 6곡이 담겨 있다.

베를린 필하모닉은 음반 설명을 통해 “진은숙은 무한한 창의성과 다채로운 사운드로 매혹적인 음악을 만들어 내는 한국의 작곡가”라며 “이번 에디션은 우리를 흥미로운 발견을 향한 여행으로 초대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진은숙의 음악은 마법 같다”며 “새로운 관점이 끝없이 열리고, 혁신적인 사운드와 복잡한 구조의 미로가 펼쳐지다가 다시 기묘한 아름다움의 순간이 찾아온다”고 덧붙였다.


이 음반은 베를린필이 2015년부터 기획했던 것으로 사이먼 래틀, 정명훈, 대니얼 하딩, 사카리 오라모 등 거장 지휘자와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 첼리스트 알반 게르하르트, 소프라노 바버라 해니건, 피아니스트 김선욱 등 세계 정상급 연주자가 협연을 맡았다.

수록곡 가운데 관현악곡 ‘코로스 코르돈’(작곡 연도 2017)은 베를린필이 진은숙에게 위촉한 작품으로 당시 베를린필 음악감독이었던 사이먼 래틀이 지휘해 세계 초연했다.

사이먼 래틀 지휘로 크리스티안 테츨라프가 협연한 ‘바이올린 협주곡 1번’(2001)은 ‘작곡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그라베마이어상을 진은숙에서 안겨준 걸작이다. 또 사카리 오라모가 지휘하고 김선욱이 협연한 ‘피아노 협주곡’(1996~1997)은 베를린필 상주 공연장인 ‘베를린 필하모니’가 코로나19로 7개월간 폐쇄됐다가 재개관한 날인 2021년 6월 5일의 공연 실황을 담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진은숙 작곡가는 ““수년간 준비해서 이제야 음반 실물을 손에 쥐었는데 아직도 믿기지 않다”며 베를린 필하모닉이 살아있는 작곡가의 전집을 내는 경우는 존 애덤스 이후 이번이 두 번째일 것“이라며 ”저에게도 의미가 깊고,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음반이 하루아침에 나온 건 아니다“라며 ”오랫동안 같이 협업했고, 2015년쯤 음반을 내기로 한 뒤 준비과정을 거쳤다“고 했다.

지난해부터 통영국제음악제 예술감독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진은숙은 서울대 작곡과를 졸업하고 독일 함부르크 음대에서 거장 작곡가 죄르지 리게티를 사사했다.

2004년 그라베마이어상을 받으면서 국제적 명성을 얻었고, 또한 2017년 비후리 시벨리우스 음악상, 2018년 마리 호세 크라비스 음악상, 2019년 바흐 음악상, 2021년 레오니 소닝 음악상 등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2007년 대원음악상 작곡상과 경암학술상 예술분야, 2012년 호암상 예술상 등을 수상했다.

그는 2006년부터 2017년까지 서울시향의 현대음악 시리즈 ‘진은숙의 아르스 노바’ 공연을 기획하여 한국의 현대음악 대중화에 크게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1년부터 올해까지 영국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의 ‘오늘의 음악’ 시리즈 공연을 기획했고, 올해 2월에는 프랑스 공영방송국 라디오 프랑스에서 주최하는 현대음악 페스티벌인 ‘2023 프레장스 페스티벌’의 전체 프로그램을 기획하기도 했다.

또 2001년 베를린 도이체 심포니 오케스트라 레지던스 작곡가, 2005년 통영국제음악제 레지던스 작곡가, 2006년 서울시립교향악단 상임작곡가, 2010년 영국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예술감독, 2016년 서울시립교향악단 공연기획자문역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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