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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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창 최중애/회사원

2023-11-0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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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ntoring

언젠가 한 부인이 “자기는 고등부 미식축구 경기가 열릴 때 경기장에 입장할 수 없다”고 내게 말한 적이 있다. 그녀의 아들이 공을 잡고 달릴 때면 자기도 모르게 관중석에서 벌떡 일어나 경기장으로 뛰어나가 아들과 함께 달린 게 한두번이 아니어서, 경기 관계자들이 그녀의 입장을 불허했다는 것이다.
로리 베스 존스의 “인생 코치 예수”에 인용된 이야기다. 킥킥 웃다 보니 남의 얘기가 아니다. 얼마나 많은 엄마들이 막무가내 자녀들의 경기장에 뛰어들어 함께 달리고 있는지. 엄마들만 그럴까?

이 글을 쓰고 있는 10월 27일은 National Mentoring Day 이다. 경험과 지식이 많은 사람이 스승 역할(Mento)을 하여 지도와 조언으로 그 대상자의 실력과 잠재력을 향상시키는 것(Mentoring)이란다.1978년 예일대학의 레빈슨 교수의 The Seasons of man's life 출판으로 멘토링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시작됬단다. 이 책에서 “성인 시기로 들어가는 사람에게 좋은 멘토가 없다는 것은 마치 어린 아이에게 좋은 부모가 없는 것과 같다”고 했다니 우리 자녀들이 모든 젊은이들이 좋은 부모 같은 멘토를 만나기를 바란다.

전에 사역하던 교회에서 청년들과 친교 식사를 준비할 때였다. 유학생들과 간호사 취업 준비생들로 바쁜 시간을 낸 귀한 행사로 큰맘 먹고 갈비탕, 겉절이, 부침개를 하기로 했다. “아무개 오기 전에 빨리 해야되” 부엌에서 이름난 집사님의 훈수로 150명 분의 부침개는 긴시간 노동과 수고에도 그 빛을 잃고 말았다. 그 집사님이 오실 때 경계를 했어야 했는데 빠르기도 하지.


뛰어난 기량과 능력이 있대도 대신 경기에 뛸 수 없는 일이고 같이 뛰어서도 안되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우리의 분주함과 피곤함의 어느 부분은 이런 경기의 결과일 수도 있다. 그리고 아들은 경기를 망치고 성장할 기회를 놓치니 열정이 낳은 피해막심이다.

일상에서 우리는 서로 크고 작은 일에 멘토링을 하며 산다. 문제는 상대가 원하지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은 경우다. 오지랍 넓고 지혜롭지 못한 나도 분명 누군가의 야채전을 수없이 망쳤으리라. 그러니 이제라도 비판하지 않고 한발 물러서서 인내와 사랑으로 세워주고 기다리며 격려하고 응원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멘토링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실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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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중애씨는 지난 30년간 직장생활을 해오고 있으며 버클리 문학회원으로 글쓰기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밖에 활동은 교회에서 전도사로 사역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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