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창 백 인경/버클리 문학 회원
2023-11-02 (목)
오늘은 월요일, 일주일에 한번 알람을 맞추지 않아도 되는 날이다. 안정적으로 해오던 비지네스가 펜데믹동안 치솟는 물가와 회복되지 않는 경기 등으로 부터 살아남기 위해서 변변히 휴일다운 휴일을 보내지 못했었다. 이제 좀 한숨 돌리게 되어 월요일 하루 문을 닫고 쉰다.
아무것에도 방해받지 않고 나만의 시간을 갖는 날이다. 따뜻한 물한잔으로 아침을 시작한다. 아침식사로는 좋아하는 불루베리 펜케익을 준비한다. 커피는 물온도를 적절하게 맞춰서, 천천히 손으로 내리는 hand drip 커피를 좋아한다.
상쾌한 아침공기를 마시며 동네 한바퀴 산책하고 나서 오붓한 오전시간을 보낸다. 밀린 빨래와 집안청소를 하면서도 마음이 여유롭다. 깨끗해진 집안을 보며 느끼는 행복은 색다른 휴식감을 주기도 한다.
될수있으면 전화도 삼가며 조용한 가운데 책도 읽고 글도 쓸수 있으니 마음이 풍요롭다. 하루쯤 침묵의 시간을 갖는것도 에너지를 재충전 하는데 커다란 도움이 되는것 같다. 형편상 6일을 열심히 일하고 하루의 완전한 쉼은 짜릿한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별로 특별할것도 없는 휴일 하루의 나만의 소소한 행복이다. 요즘말로 “소확행”이다. 말 그대로 ‘작지만 확실한 행복’의 줄임말이다.
소확행이란 말은 일본의 저명한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1986년에 발표한 그의 수필 “링게르한스 섬의 오후” 에서 처음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다람쥐 체바퀴 도는것 같은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즐거움들은, 자칫 메마를수 있는 우리의 마음에 촉촉한 이슬이 되어 준다. 이런 소소한 행복감은 철저히 주관적인 느낌이다. 부족한 상황에서 자신에 대한 절제와 노력 속에서 맛보게되는 것. 여기에 행복한 삶의 이치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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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경씨는 1981년 미국으로 이민와서 개인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2003년 한국의 계간지 ‘신문예’에 수필로 등단하고 그후 버클리 문학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20년 가까이 ‘실리콘밸리 북클럽’ 멤버로도 활동중이다. 백인경씨는 여성의 창에 지난 2003년 글을쓰기 시작해 이번이 4번째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