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영토 전쟁이 발발한 지 1년반 이상이 지났지만 종전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 가운데에, 우리가 사는 현대에도 언제든지 민족 국가간의 전쟁을 발생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기도 전에 이스라엘과 하마스간의 전쟁이 재발했다.
이 시간에도 역사과학이 긴 역사를 통해서 전세계의 200여곳에서 민족간, 종교간, 이념간 갈등으로 일촉측발의 아와 비아의 투쟁을 증명하고 있다.
남북한도 6.25전쟁이후의 휴전과 극한 대치 상태로 70여년의 세월이 흘러온 우리에게는 전쟁이란 남의 이야기가 아닌 성싶다.
지난 10월7일 팔레스타인의 대표적인 무장 정파단체인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공연무대에 무차별 공격으로 수천 명의 사상자가 나면서 다시 중동의 화약고라고 하는 이 지역에 극단적 대치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다음날 하마스에 대한 전쟁을 선포하고 예비군 동원령도 내리고 즉각적인 보복 공습을 하였으며 가자지구의 초토화를 선언한 상태이다.
이 전쟁으로 벌써 1,400여 명의 이스라엘인과 4,600여 명의 팔레스타인과 약 6,000여 명이 사망했고, 하마스는200여 명의 인질과 계속해서 사상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보도이다.
하마스란 이슬람 저항운동의 아랍어 약어이며, 1987년에 결성된 초국적 수니파 이슬람 단체인 무슬림 형제단으로, 그의 지도자는 카타르 도하에 거주하며 지휘자는 이스마엘 하니예이다. 이들은 팔레스타인 건설을 위하여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정도 무시한 과격 단체이며, 이번 공격을 위해 지난 2년간 준비하였다고 한다.
더우기 이번에는 이스라엘은 거의 한국의 방산무기와 최첨단 아이언돔으로 무장했고, 하마스는 북한식 무기에 패러 글라이더 공중 침투, 불도저에 의한 장벽 돌파, 땅굴 침투를 이용한 전례없는 어찌보면 재래식 기습공격이었다.
중동의 전쟁에서 보는 바와 같이 북한이 한국에 대하여 하마스식 기습공격의 가능성과 9.19 합의의 효력 정지나 재조정 등에 깊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에 두 세력간의 전쟁뿐 아니라 이란과 시리아의 지원을 받고 레바논에 본부를 둔 시아파 헤즈볼라의 공격도 가세하고, 이스라엘 주위를 둘러싼 이집트, 요르단, 시리아의 상호방위 협력으로 지엽적 전쟁이 아니라 자칫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하는 서방세계와 이슬람 세계간의 전쟁으로 번지지나 않을까 염려를 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이 확전에 대비하여 중동에 사드배치를 하고 함제기와 병력을 증파했고, 바이든의 이스라엘 방문에 맞추어 푸틴이 중국을 방문하고, 이에 앞서 김정은이 러시아를 방문하였고, 러시아 외무장관이 이란을 방문한다는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에 각국의 수뇌들은 각자의 셈법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중간의 갈등이 첨예화하는 가운데에 미국을 약화시키기 위하여 중국이 뒤에서 조종하면서 러시아, 이란, 북한까지 끌어들여 4국 편대를 형성하면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최대 위기라고까지 분석하고 있다.
하버드대 석좌교수였던 새무엘 헌팅톤은 그의 저서<문명의 충돌>(1997, 김영사 역)에서 ‘문명의 충돌’은 세계정치가 문명적 특성에 따라 재구성되고, 문명간의 단층적 지대가 세계정치의 갈등 무대로 부상할 것이다.
또한 21세기는 ‘정치나 이데올로기가 아닌 문화에 의한 경계선이 그어진다’는 문화의 중요성, 그 중에서도 전통, 문화, 종교적 차이에서 오는 문명 사이의 경계가 분쟁지대가 될 것이라며 특히 종교문화간의 갈등을 예언하고 있다.
더우기 유럽과 이슬람 문명간에의 이면에는 서구사회의 세속화(종교와 정치의분리)와 근대화(과학적 효율성)의 과정에서 항상 이슬람의 분리할 수 없는 성과 속의 일체성을 빼앗길까 하는 공포와 절망이 테러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종교 문화간의 갈등으로 11세기부터 고토 성지 회복이라는 목표하에 8차에 걸쳐 약200년 동안에 십자군 전쟁을 치루었다.
근자에 중동의 4차 전쟁과, 1991년 구 소련의 붕괴 이후에 동유럽의 종교 민족간의 갈등을 거쳐서, 9.11테러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공격을 보아왔던 터이라, 금세기에 또 다시 문명의 대충돌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 밤잠을 설치곤 한다. 기우일까!
<
노재화 / 전 성결대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