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보름달
2023-10-01 (일)
김병은 목사·췌사픽신학대학원 총장
달이 떠오른다
둥근 달이 떠오른다
보름 동안 스러졌다가
보름 동안 벅차오르는
한가위 보름 달이 떠오른다
어린 시절 놀던
고향 동산
노송 가지에 걸치던 달이
흩어진 동무들
다 모이게 하던 달이
여전히 고향의 가득한
인심을 한아름
끌어 올리며
이 저녁 여기서도
풍만하게 떠오른다.
아마도 고국 어디에선가
둥근 달을 쳐다 보며
육지를 그리워하는 섬소녀
보름달을 바라보며
무한한 미래를 꿈꾸는
순박한 두메 산골 소년
세월은 흘러도
아직도
보름달을 바라보며
사랑을 주고받고 맹세하던
옛스런 마음
그대로 간직한
나의 친구가
그곳에 살고 있겠지
<김병은 목사·췌사픽신학대학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