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내 자산은 지금 어디에 놓여 있는가?

2026-04-23 (목) 07:52:48 앤디 김 Solomon Financial Solution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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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자산관리는 생각보다 복잡한 문제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무엇을 해야할지 몰라서 불안을 느낀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현재 자신의 자산이 어떤 상태에 놓여 있는지를 정확히 보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가 시작된다. 겉으로는 여러 계좌로 나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대부분의 자산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거나, 반대로 아무 역할도 하지 못한채 묶여있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자산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불안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은퇴 후 자산관리의 출발점은 새로운 선택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가지고 있는 자산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데 있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이 자산이 어떤 상황에서 흔들리는가 이다.

시장이 하락할 때 함께 떨어지는 자산인지, 아니면 시장과 관계없이 유지되는 자산인지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분산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여러 종목에 투자했을뿐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은퇴자에게 필요한 것은 종목의 다양성이 아니라 위험의 방향이 다른 구조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이 자산이 실제로 소득을 만들어내고 있는지에 대한 부분이다. 계좌에 돈이 쌓여있는 것과 그 자산이 매달 생활비로 이어지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필요할 때 꺼내 쓰면 된다고 생각하는 방식은 매번 시장 상황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그 만큼 삶의 안정성도 흔들리게 된다. 은퇴 이후에는 자산이 단순히 보유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소득을 만들어 내는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

아울러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자산이 따로 준비되어 있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은퇴 후에는 예상하지 못한 지출이 반드시 발생하기 마련인데, 이때 사용할 수 있는 자산이 없다면 결국 투자자산을 꺼내거나 기존 소득구조를 무너뜨릴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전체 자산의 균형은 쉽게 무너진다.

동시에 모든 자산이 당장 사용을 전제로 움직이고 있는지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시간이 필요한 자산이 없다면 성장 역시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성장은 시간이 있을 때 의미를 가지며, 여유없이 운용되는 자산에서는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기준은 이 자산구조가 나를 얼마나 편하게 만들어 주는 가에 있다. 자산을 관리하면서 오히려 더 자주 확인하게 되고, 시장에 더 민감해지며, 결정을 계속 미루게 된다면 그 구조는 잘못된 것이다. 좋은 자산 구조는 끊임없이 신경쓰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상태를 만들어 준다.

은퇴 후 자산 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자산을 더 늘리는 것이 아니라, 자산을 어떻게 배치하느냐이다. 지금의 자산이 명확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 많아도 불안하고 적어도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은퇴는 이미 시작되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가 아니라, 그 자산이 어디에 놓여 있는지에 대한 문제다.
문의 (703)200-1412

<앤디 김 Solomon Financial Solution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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