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킹스 칼리지 런던 연구진은 새소리가 우울증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스마트폰의 앱인 어반마인드(Urban Mind)를 통해 영국, 유럽, 미국, 중국, 호주의 참가자 1,292명을 대상으로 일상에서 새들을 접하는 과정을 추적하고 2주간 이들에게 나타난 행복이나 스트레스 등의 기분을 기록하게 하였는데, 새를 보거나 새 소리를 들었을 때 우울증 환자를 포함한 참가자들의 평균 정신 건강 점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새를 마주치지 않거나 소리를 듣지 않는 기간이 늘수록 효과가 떨어졌고 새를 마주치고 소리를 듣는 동안 지속적으로 정신 건강 지수가 올라갔다고 한다.
세상이 온통 우울한 소식만 전하고 있는데 새소리가 사람의 우울증을 극복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고 하니,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을 바꾸어서라도 새들이 몰려와서 노래를 하게 해야 하지 않을까? 집집마다 새를 키울 수 있는 집도 있겠지만 쉽지는 않다. 또 도심에서는 새들이 있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차, 에어컨 등 기타 복잡한 도시의 온갖 소리로 인해서 새소리를 들을 수가 없다.
원래는 우리 인간들이 새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와 함께 살았다. 그런데 문명이 발생하고 특히 현대 도시가 만들어지면서 인류는 점점 자연계의 생명체들로부터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오늘날 현대인들의 우울증을 완화시켜주는 것이 비단 새소리만은 아닐 것이다. 좋은 공기, 푸르른 숲, 적당한 온도, 아름다운 꽃등 인류가 탄생한 자연 그대로의 환경일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환경도 좋은 환경, 나쁜 환경이 있다. 그런데 인류의 문명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발전을 하기도 하지만 또한 좋은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나쁜 환경을 열심히 만들어내고 있다.
괴물 히틀러도 원래는 아름다운 그림을 좋아하고 예의 바른 인간이었다. 그런데 성장 환경에서 아버지의 폭력을 겪었고, 민간인 2,000만 명이 사망하고 940만의 군인 전사자와 2,300만 명의 부상자를 만든 1차대전에서 천운으로 살아남았지만 일상적 인간 살육의 환경에서 젊은 시절을 보내면서 사람의 귀중한 목숨을 파리 목숨보다 못하게 여기는 잔혹성을 당연하게 여기게 되는 괴물이 되었던 것이다.
잔혹한 환경은 인간을 잔혹한 괴물로 만들어 인간사회를 파괴하고, 혹독한 환경은 인간을 더욱 굳세게 만들고, 아름다운 환경은 인간을 시인이나 예술가로 만들어 인간사회를 아름답고 풍성하게 하여 인류의 문화를 발전시킨다. 그래서 환경이 정말로 중요하다. 도시라는 일상의 터전을 두고 새가 노래하는 산이나 들로 갈 수 없다면 새가 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할 것이다.
새가 올 수 있는 환경은 숲이 우거져야하고 벌레가 많아야한다. 숲이 우거지고 벌레가 많게 하려면 도심의 공기가 맑고, 깨끗한 개울물이 흐르고, 그 속에 물고기가 살아야 한다. 사람들이 몰려 살고 있는 도시 개발을 자본의 이익창출이 아닌 새소리가 나는 좋은 환경을 중심에 두고 한다면 될 것이다.
좋은 환경은 비단 자연환경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교육, 사회, 직업, 그리고 생활의 좋은 환경과 소수계, 여성, 그리고 노약자를 위한 좋은 환경 등, 이 모든 환경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계획하고 노력해야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런 좋은 환경을 만들려면 좋은 정치인을 뽑아야 하고 좋은 정치인을 뽑으려면 유권자가 똑똑해야 한다. 왕국이면 좋은 왕이 나오길 하늘에 바랄 뿐이지만, 민주주의 사회에 살고 있으려면 가짜 뉴스에 휘둘리지 않고 그 어떤 정치인이나 장관이나 심지어 대통령과도 맞장 뜰 수 있는 똑똑한 국민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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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