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되면 각 가정마다 분주하다. 자녀들이 새 학년으로 또 집을 떠나 새로운 캠퍼스로 가기 때문이다. 새 학기에 새 친구도 만나고 선생님도 만나기ㅁ에 부모는 더욱더 신경을 쓰게 된다.

또 공부하기에 부족하지 않게 필기도구나 많은 도구들을 아끼지 않고 준비한다. 필요한 것들은 어느 정도 잘 준비가 되어서 공부에 필요한 도구들은 준비가 됐다고 치자.

그런데 정작 준비가 필요한 마음의 자세나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먼저 새로운 친구나 선생님을 만나서 어떤 관계를 맺게 해야 할지를 바르게 가르치고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친구와 선생님과 바른 관계를 맺지 못하면 많은 것이 어긋나게 된다. 그래서 다른 것은 잘 준비를 했다손 치더라도 본질이 잘못되면 한 학년을 바르게 보내지 못하게 된다.

무엇보다 마음의 자세가 중요한 것이다. 친구와는 친절하게, 선생님에게는 예의 바르게 보이도록 기본적인 인격과 자기 관리의 훈련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자기절제와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가르쳐주어야 한다. 특히 단체생활이기에 협조와 이해력이 앞서야 한다. 집에서처럼 자기만 앞세우거나 고집을 부리거나 욕심을 내서는 안 된다. 공동체적인 마음가짐이 절대 필요하다.

특히 집에서 오냐오냐해서 자란 아이들은 학교에서나 다른 모임에서도 그런 대우를 받으려 한다. 그러면 결국은 왕따 당하기 쉽고 대인관계에서 실패하게 된다. 집에서도 공동체 생활을 배우도록 하고 여러 상황에서 잘 견디며 협조하여 재미있는 만남과 관계를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다른 준비물보다 더 중요한 것이 적응과 관계 성립임을 잘 준비시켜야 한다.

어느 고등학생이 울며 기도하는 것을 듣고 물었더니 부모고 어른이고 선생님까지도 공부만 하라고 했지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모의 말은 ‘너를 위해서’라고만 한다. 우리는 깊이 생각하고 바른 대답을 주어야 한다.

미 동북부에 있는 필립스 아카데미는 학교 교훈이 “배움은 너를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이들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Learning is not for you but for others)라고 한다. “배워서 남 주라”는 말도 있다. 사회 공헌을 위해서 보다 나은 자신의 인격과 삶을 위해서 배워야 한다는 가치관을 분명하게 심어 주어야 한다.

부모의 작은 가르침이 때론 큰 힘이 되기도 하고 지혜롭게 행동하는데 도움을 준다. 세상적인 준비물도 필요하지만 마음의 준비물이 더 중요함을 아는 부모가 되었으면 한다.

<한재홍 / 원로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