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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저린 멜로디부터 환희까지…“쇼팽의 재발견”

2023-09-0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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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보적 피아니스트 장성 독주회

▶ 쇼팽의 왈츠와 스케르초 전곡으로…9월9일(토) 3시 ‘해설이 있는 음악회’
패사디나 시티칼리지 ‘웨스터벡’ 홀서

가슴 저린 멜로디부터 환희까지…“쇼팽의 재발견”
‘피아노 천재’ ‘건반의 장인’

남가주에 거주하며 미 전역은 물론 유럽과 아시아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젊은 세계적 피아니스트 장성(37)을 부르는 수식어들이다. 당대 최고의 전설적인 피아니스트이자 교육자였던 블라디미르 클라이네프는 제자인 장성에 대해 “극도의 아름다움과 화려한 기술이 조화를 이루는 피아니스트이며 그 무엇보다도 그의 기질, 무대위의 개성, 그리고 소통 능력은 그의 시대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콘서트 피아니스트로 만들어냈다”고 극찬한 바 있다.

이처럼 독보적 실력과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전문 연주자로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장성이 남가주에서 오랜만에 독주회로 청중들을 만난다. 오는 9월9일 패사디니 시티칼리지 예술센터의‘웨스터벡’ 콘서트홀에서 젊은 클래식 연주자들을 지원하고 자선활동도 펼치는 비영리단체 ’야스마7(YASMA7)의 자선음악회 시리즈의 일환으로‘장성 피아노 리사이틀’이 펼쳐지는 것이다.


피아니스트 장성이 이번 독주회에서 천착하는 주제는 쇼팽의 ‘춤과 농담’이다. 왈츠 9곡과 4곡의 스케르초 전곡 등 쇼팽으로만 레파토리를 구성했다. 한인 클래식 애호가들은 물론 남가주 전역에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장성은 비영리단체 ‘야스마7(YASMA7·대표 손영아)’의 자선음악회 시리즈로 펼쳐지는 이번 독주회에서 그만의 독특한 해석으로 가슴 저린 멜로디부터 희망과 환희로 가득 찬 쇼팽의 정수를 들려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음은 이번 독주회를 앞두고 피아니스트 장성과 가진 일문일답 인터뷰다.

-YASMA 시리즈에서 첫 독주회를 갖는다. 소감은?

▲그동안 다섯 번의 YASMA 시리즈에서 총 세 번의 연주를 했다. 시리즈가 만들어진 후 지금까지는 아무래도 여러 연주자를 소개하다 보니 실내악 연주가 많았다. 여러 연주자와 함께하는 실내악 연주가 재미있게 소풍 가는 느낌이라면 독주회는 기도실에 들어가는 기분이다. 실내악 연주는 소통하는 것에 더 집중되어 있고, 독주회는 그보다는 더 내면에 집중할 수 있다. 무대에서 연주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나 작품이 갖고 있는 의미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하게 전달할 수 있다.

-쇼팽의 왈츠와 스케르초로만 연주회를 구성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왈츠는 세 박자 안에서 두 사람이 추는 춤이다. 스케르초 역시 ‘농담’이라는 이탈리아어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고전 시대부터 내려온 세 박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악곡 형식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전부 세 박자 계열인, 9개의 왈츠와 4개의 스케르초를 화성과 코드 진행을 토대로 프로그램 순서를 섞어 임의로 정했고 내용도 제 방식대로 다시 풀어냈다. 그리고 13곡이 한 곡처럼 이어져 들릴 수 있게 하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 마치 연극에서 장, 막이 나뉘어 하나의 극을 이루는 것처럼, 이 독주회는 총 12개의 장과 4개의 막으로 되어 있는, ‘춤과 농담’이라는 제목의 하나의 ‘극’으로 보시면 될 것이다. 첫 음부터 마지막 음까지 하나로 이어지는 음악이 만드는 ’쇼팽 음악극’이라고도 할 수 있다.

-쇼팽의 음악은 장성에게 어떤 의미인가?

▲베토벤 음악처럼 인생을 담아 목숨이라도 바쳐 연구하고 싶은 작곡가는 아니지만, 오히려 매일 쓰는 일기 같은 사랑스러운 음악이다. 적어도 피아니스트라면 가장 많이 연습하고 연주하는 작곡가 중 하나일 것이다, 저 자신도 쇼팽에 대해 조금씩 달라지는 해석과 관점을 매번 스스로 지켜보며 어릴 때 썼던 일기를 들추어 보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또 훗날 쇼팽으로 쓴 일기가 기대되기도 한다.


-이번 독주회에서 청중들과 어떻게 교감하려 하나?

▲이번 독주회는 클래식 음악을 잘 모르는 분들도 콘서트의 흐름을 따라 올 수 있도록 순서를 나누고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연주 전 해설이 있는 짧은 강연 형식의 1부 순서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음악회에서 쇼팽은 재료(Ingredient)이고, ‘춤과 농담’이라는 음악극은 지지고 볶고 삶는 하나의 요리(Cuisine)이다. 김치처럼 익숙한 음식이자 재료로 수백가지의 요리를 만들 수 있는 것처럼, 가장 익숙한 재료인 쇼팽을 완전히 새롭게 편집하고 구성하여 새 요리를 만들었다고 보면 된다. 보시면 “역시 쇼팽”이라는 생각과 “쇼팽도 이런 모습이?”라는 생각이 공존할 것이고, 쇼팽 음악이 이제 지겹다 하는 분들과 아직 클래식 음악이 낯설다 하는 분들 모두에게 흥미롭게 들릴 수 있는 콘서트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이번 연주회는 비영리단체 ‘야스마7’과 함께 기획했다. 의미는?

▲야스마7의 손영아 대표는 2016년에 처음 만났다. 사비로 연주자들 밥 사주고 개런티 주는 모습을 보고 언젠가 뜻과 힘을 모아야 할 때가 오면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음악가들이 해야할 일을 이해하는 건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단체가 앞으로도 연주자들과 힘을 합쳐 사회를 위해 아름다운 일을 할 수 있도록 힘이 되는대로 돕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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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장성은

세계적 피아니스트 장성은 3살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해 5세 때 첫 독주회를 가졌고 예원학교에 수석 입학한 뒤 16세 때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학부에 영재 입학했다, 2003년 일본 나고야 국제콩쿨 최연소 우승 및 실내악상, 2006년 KBS 신인음악 콩쿨 1등 등 일찍이 두각을 나타냈고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 졸업 후 미국으로 와 USC에서 최고 연주자 과정을 마쳤다. 이탈리아 비오티 발세시아 국제콩쿨 우승, 하노버 쇼팽 국제콩쿨 우승 및 청중상을 받았고, 2015년 뵈젠도르퍼 피아노 콩쿨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 우승으로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이밖에도 슈베르트 듀오 국제콩쿨 우승 및 슈베르트 특별상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네덜란드 헤보우홀에서 열린 그의 연주는 유럽 전역에 생중계되기도 했으며, 미국에서는 디즈니홀에서 리스트 콘체르토 1번으로 화려하게 데뷔해 찬사를 받았다. 피아니스트 뿐 아니라 지휘자와 음악감독으로서도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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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 피아노 리사이틀

▲일시: 2023년 9월9일(토) 오후 3시
▲장소: 패사디나 시티칼리지 Westerbeck Hall(1570 E. Colorado Blvd., Pasadena, CA 91106)
▲티켓: $100, $60
▲예약 및 문의: (213)537-7796(문자메시지), yasma7ltd@gmail.com
온라인 티켓 예매: www.eventbri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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