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은행 찾아 삼만리”…BOA 12개 지점 또 폐쇄

2023-08-17 (목) 12:00:00 이경운 기자
크게 작게

▶ 주류 은행들 계속 문닫아…팬데믹 후 비용 절감 차원

▶ 취약계층 금융서비스 우려, 한인은행들엔 기회될 수도

“은행 찾아 삼만리”…BOA 12개 지점 또 폐쇄

뱅크오브아메리카가 가주에서 신규로 12개의 지점 폐쇄를 결정하는 등 문을 닫는 주류 은행 지점들이 계속 늘고 있다. [로이터]

가주 내 은행 폐쇄가 가속화하고 있다. 주류 은행들을 중심으로 문을 닫는 지점수가 급증하고 있는데 팬데믹 이후 영업 비용을 줄이기 위한 조치에 더해 최근 금융업계 불황이 불을 붙인 모양새다. 고객들 입장에서는 경제적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필수인 금융 서비스를 받기가 힘들어져 불편이 커지는 상황이다.

16일 연방통화감독청(OCC)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최근 가주에서 오는 10월 말까지 신규로 12개 지점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명단을 살펴보면 대표적으로 LA 사우스 이스턴 애비뉴 5800 블럭에 위치한 BOA 지점이 폐쇄 예정이다. OCC는 고객들의 금융 거래 편리를 위해 문을 닫게 될 은행들의 명단을 발표한다. 이외 다른 폐쇄 지점은 OCC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지점 폐쇄에 적극적인 곳은 BOA 뿐만이 아니다. OCC에 따르면 올해 여름에만 가주에서 총 39개의 은행 지점들이 문을 닫을 예정이다. 여기에는 미국 선두 은행인 JP모건체이스 브랜치 10곳 등이 포함돼 있다. 가장 많은 지점 폐쇄를 결정한 곳은 웰스파고로 무려 23곳에 달했다.


은행들이 브랜치 축소에 적극적인 것은 비용 절감을 위해서다. 온라인 뱅킹이 발전하면서 고객들의 방문이 줄어든 오프라인 매장을 거액의 돈을 들여 유지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웰스파고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모기지 사업을 축소하는 등 은행 내부 경영 전략에 변화를 도입 중인데 이에 따라 브랜치 줄이기가 적극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대형 은행들은 디지털 금융에 대거 투자해온 만큼 지점을 줄여도 고객 유출에 타격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 홈페이지에 더해 스마트폰을 활용한 금융 서비스가 대세가 된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다만 대면 서비스를 선호하는 고객들은 불편을 피할 수 없다. OCC는 인터넷이나 모바일 뱅킹에 익숙하지 않거나 인터넷 등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소수계와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 고객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한인 은행들은 고객들의 대면 서비스 확대를 위해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디지털 금융 흐름에 맞춰 지점을 줄인 주류 은행들과 달리 한인 은행들은 팬데믹 이후 미주 곳곳에 새로운 점포를 냈다. 특히 최근에는 가주를 넘어 타주로 향하는 상황인데 미국에 새로 진출하는 한국 기업들의 흐름에 맞춰 보폭을 넓히는 상황이다. 또한 한인 은행들의 경우 고객들이 여전히 지점을 직접 방문하는 대면 거래를 선호하는 경향도 강한 편이다.

다만 올해 경기 둔화 흐름은 한인 은행들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신규 지점을 오픈하려면 오피스를 물색하는 것부터 신규 인력 고용까지 큰 금액이 한 번에 들어가는데 영업이익 하락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가 힘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당장 지점을 오픈하기보다 LPO를 먼저 열고 적은 인력으로 현지 영업 상황을 확인 후 진출하는 방식이 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LA 비지니스저널(LBJ)에 따르면 1분기 기준 LA 카운티에 위치한 은행 지점은 총 695개로 전년 동기(735개)에서 40곳이 줄어들었다. 향후 이와 같은 지점수 급감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운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