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준틴스(Juneteenth)’를 미국의 연방공휴일로 공식 지정하는 법안에 서명을 하였다. 그리고 2023년부터 매년 6월19일은 ‘준틴스’ 이전에 노예로 살아가던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해방을 기념하는 날이다. 자유의 날(Freedom Day), 희년의 날(Jubilee Day), 해방의 날(Liberation Day) 및 노예해방의 날(Emancipation Day)로도 알려져있다.
미국에서 노예해방은 링컨 대통령에 의해 1863년 1월1일 선언되었다. 그러나 여기에 반란을 일으킨 남부연맹이 패배한 후 연방군이 1865년 6월19일 텍사스의 갈베스톤에 도착하면서 남부 흑인들이 노예의 사슬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그리고 156년이라는 긴 세월이 흐른 2021년에야 이 날을 공식적인 연방공휴일로 정하게 되었다.
미국의 흑인 노예제도는 사실 영국의 노예제도를 승계하여 17세기 초반 식민지 시절에도 흑인 노예제도가 있었고, 1643년 커네티컷 주에서 최초로 노예법이 제정되었으며 독립선언서가 발표된 1776년에는 13개주 모두에서 노예제도는 합법적이었다. 이 흑인 노예제도는 1865년 남북전쟁이 끝날 때까지 256년간 미국에 존재했다.
대부분의 노예들이 체념을 하고 노예생활을 했다. 그 중에 도망치고, 해방을 꿈꾸고 갈망하는 흑인들이 선구자가 되어 세상을 변화시키고 자신들의 해방을 위한 기약 없는 투쟁을 하였기에 이루어진 것이다.
흑인들은 해방이 되었어도 흑인들을 동등하게 인정하지 않는 백인들에 의하여 정치, 사회, 경제적으로 여전히 반노예의 처지에서 또 다른 100년의 세월을 살아야했다. 그러나 그들은 동등한 대우를 받기 위한 꿈을 버리지 않고 투쟁하여 1964년 마침내 민권법을 통과시켜 제도적으로 평등한 사회를 구현하였다.
이렇듯 세상은 꿈꾸고 염원하고 갈망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변화되어왔다. 기존의 질서가 아무리 바위처럼 단단했어도 결국은 변화를 갈망하는 사람들의 의지는 기존의 낡은 법과 질서를 허물고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였다.
노예제도에 대항하여 싸우는 과정은 고통과 인내 그리고 엄청난 희생의 과정이었다. 그중 가장 힘들고 슬픈 것은 자신이 처한 노예 처지를 받아들이고 그것이 세상의 이치라고 자학하는 것을 넘어 노예해방에 나서는 사람들을 고발하는 노예들이었다.
이런 일들은 특히 제국주의에 신음했던 수많은 식민지에서도 있었다. 한편에서는 빼앗긴 나라를 찾기 위해서 목숨을 건 투쟁을 했고, 한편에서는 제국주의자들보다 더 간악하게 빼앗긴 나라를 찾기 위해 꿈꾸던 사람들을 잡아서 바치고 처형하는데 앞장 선 사람들도 있었다. 심지어는 해방이 되었는데도 제국주의자들이 만들어놓은 정신적 노예에 빠져서 제국주의자들의 강도짓을 칭송하고, 강도짓 당한 자기민족을 무능력으로 비하한다. 바로 이런 앞잡이들이 있었기에 제국주의자들의 식민지 지배가 그토록 오랫동안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해방을 향한 꿈, 갈망 그리고 의지는 더욱더 강해졌고, 흑인들은 노예의 사슬을 끊었고, 수많은 식민지 나라들은 해방을 맞이하였다. 세상이 만들어놓은 기존의 질서와 지배세력이 아무리 바위처럼 단단하다 해도, 그것이 자유를 억압하고 진리를 왜곡한다고 해도, 새로운 세상을 위해 꿈꾸고 갈망하는 사람들에 의하여 결국 새로운 세상은 온다는 것이 인간의 역사다. 6월19일 ‘준틴스’가 바로 그 인간의 역사를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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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