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팬데믹 시대다. 엄청난 물가 상승, 노동인력 부족, 연간 10만명 이상이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하고 있고, 인종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극단주의자들의 준동과 아시안에 대한 인종혐오가 만연한 시대에 소수 중의 소수계인 미주 한인 커뮤니티에 강력하고도 새로운 리더십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이다.
지금까지는 미국에서 동등한 대우를 받고 살기 위해서 유권자 등록과 투표참여를 통해서 목소리를 내어 우리의 존재를 스스로 증명하기 위한 노력을 했다면, 이제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권리를 지키고 향상시킬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류사회의 치열한 경쟁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그런 세대들이 한인 커뮤니티의 새로운 리더가 되어야 한다.
2019년부터 시작된 코비드 팬데믹으로 5,000만 명 이상이 죽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통계에 잡힌 수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워싱턴대 건강 지표, 평가 연구소는 예측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2023년 6월의 초입은 포스트 코비드 시대이다.
포스트 코비드 시대는 기존의 글로벌 공급망을 해체시키고, 이에 대한 위험회피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경제관리, 경제적 수단의 무기화를 강화시키고 있다. 이것이 또한 국제 정치와 각 나라의 정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G7을 중심으로 하는 서방과 BRICK(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중심으로 하는 비 G7 국가들의 정치와 경제의 블럭화를 만들면서 그 블록 대결이 기축통화인 달러 체계를 뒤흔드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포스트 팬데믹과 함께 온 디지털 시대 미국의 새로운 주역은 밀레니얼 세대다. 1981년에서 1996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들은 팬데믹 이전부터 시작되었지만, 이들은 자신들이 부모세대 보다 더 잘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것에 자신이 없는 ‘무기력’의 세대라고 이야기한다.
기성세대는 그들이 편하게 자란 세대라고 하지만, 밀레니얼 세대는 빛의 속도로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에 생존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자기 계발을 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을 뿐 절대 나약하거나 무능하지 않다.
디지털 혁명의 시대는 기존의 아날로그 시대 보다 훨씬 복잡하면서 어렵고 너무나 빠르게 변화를 하고 있기에 밀레니얼 세대에게 주어지는 업무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
인생의 역경을 이기고 한 시대의 주역을 담당했던 기존의 세대가 시대의 정상에 서서 새롭게 올라오는 세대들에게 높은 기대치를 가지고 보면 실망을 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새로운 시대의 주역을 대신해서 담당할 수가 없다.
그래서 그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그들을 타박하기보다는 그들의 편에 서서 그들의 비빌 언덕이 되어주고, 설사 그들이 나타나지 않는다해도 그들을 위한 멍석을 깔아 놓고 그들이 시대의 주역으로 자리잡게 하는 것이 기존 세대의 역할이다.
새 술은 새부대에 담아야 한다. 성경에서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새 술은 새 부대에 넣으라”고 했다. 새롭고 창조적인 일을 하려면, 새 시대에 맞는 가치관과 생활 방식, 새로운 지식과 기술 등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한인 이민 120년의 역사이지만 실질적인 이민은 80년대부터였다.
그로부터 40년이 넘었다. 30년이면 새로운 세대가 주역으로 나서야 하는데 미주 한인사회에는 아직도 새로운 세대가 나서지 못하고 있다.
포스트 팬데믹과 함께 벌써 시작된 디지털 혁명의 시대에 이제 미주 한인사회도 주류 사회속에서의 경쟁을 통해서 단련된 새로운 세대들이 한인사회의 주역으로 나서야 하고 또 그들이 주역으로 나서게 하는 것이 거스를 수 없는 이 시대의 시대 사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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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