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상만사 - 자라나는 교회

2023-05-23 (화)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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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성장 연구소(institute for American church growth)는 발전되는 교회와 자라나지 못하는 교회를 비교 연구하고 교회 발전의 요소를 교인 상호간의 그리고 지역사회에 대한 사랑의 행위에 달려 있다고 지적하였다.

동 연구소장 윈 안 박사는 교회 성장은 그 교회의 LOVE ABILITY 즉 교회의 사랑의 능력에 따른 것이라고 말한다. 교인 상호간의 사랑의 농도와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의 능력이 교회 발전의 요소라는 것이다.

교회가 교인들을 교회에 나오게 하는 방법으로 주일성수(主日聖守) 즉 주님의 날이니까 거룩하게 지켜야 한다는 신앙상의 이유로 교회에 나가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의무보다는 교회에 나가는 것이 즐겁다, 마음이 편하다는 이유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회를 예배 위주가 아니라 친교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친교시간을 커피나 밥 먹는 시간이 아니라 되도록 많은 교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친교시간에 음료수 정도만 마시는 교회에서는 앉지 않고 서서 왔다갔다 하며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는 것이 좋다.
친교시간에 모두가 아는 동요를 부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주일마다 몇 사람씩 자기 소개를 하는 방법도 있다. 친교시간을 프로그램화 하자는 것이다.

교인 상호간의 친교를 위하여 대단히 중요한 시간은 구역예배(속회)이다. 어느 교회나 한 달에 한번 구역별로 모이는 구역예배가 있다. 적은 인원에 가정에 모이기 때문에 대단히 좋은 친교의 시간이다. 예배에 중점을 두지 말고 친교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나의 신학교에서 목회학을 가르친 이환신 교수는 “목회의 중심을 심방(尋訪)에 두라”고 말씀하셨다. 설교나 성가대의 음악은 전체를 위한 것이고 개인 지도가 아니다. 개인을 돕는 것은 그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어야만 가능하다. 나는 낮에는 교인의 직장을 밤에는 교인의 집을 방문하여 ‘심방 목사’란 별명까지 들었다.

개인을 만나야 그의 문제를 알고 도울 수 있다. 교인 개인을 모르는 목회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알아야 이해하고 이해하여야 도울 수 있다. 반대로 모르면 이해 못하고 이해 못하면 도울 수 없다. 이것이 목회자의 철칙이다. 많은 목사들이 대형 교회를 꿈꾸나 그것이 성공이 아니다.

엘 파렐 목사(L. Fallel)는 영국 한 작은 시골 교회를 섬기다가 런던의 큰 교회의 초청을 받았다. 그는 교인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마차에 짐을 싣고 출발하였다. 눈물을 흘리는 교인들도 있었다. 오래 동안 정이 든 것이다. 마차가 언덕 위에 도착하였을 때 다시 교회를 내려다 보았다.

아직도 교인들이 떠나지 않고 손을 흔들고 있다. 파렐 목사는 잠간 눈을 감고 있더니 가족들에게 말하였다. “내 생각이 잘못이었다. 큰 교회가 좋은 곳이 아니라 사랑이 깃든 교회가 좋은 곳이다. 돌아가자”

파렐 목사는 다시 옛 교회로 돌아갔으며 곧 찬송시 한 편을 썼는데 그것이 찬송가 525장 “주 믿는 형제들”이다. 가사는 이렇게 나간다. “주 믿는 형제들 사랑의 사귐은 천국의 교제 같으니 참 좋은 친교라/ 피차의 슬픔과 수고를 나누고 우리의 믿음 소망이 주 안에 하나라”

자라나는 교회란 사랑이 충만한 교회이다. 인원과 예산이 큰 교회가 좋은 교회 성장하는 교회가 아니라 교인 상호간의 사랑과 이웃을 돕는 교회가 좋은 교회이다.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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