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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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창] 끝맺음은 또 다른 시작

2023-04-20 (목) 김소연(새크라멘토 CBMC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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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든 마지막은 있다. 사람들과의 만남에도, 학업이나 일에서도 마무리를 지으면 또 다른 시작이 기다리고 있다. 시작만 거창하고 마무리가 잘되지 않을 때를 우리는 용두사미라고 한다. 반대로 미약한 시작이지만 시간과 노력으로 뜻을 이루는 것을 대기만성이라고 한다. 예전에 어른들이 하시던 말 중에 부자로 태어난 사람이 점점 힘들어지는 상황보다 좀 힘든 젊은 시절을 보내도 시간이 흐른 뒤 잘살게 되는 것이 훨씬 행복하다 하였다. 그러기에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속담이 있지 않은가! 어떤 마무리를 했는가는 다른 과정으로 가는 중요한 역할이 된다.

사람 간 관계에서 ‘적’을 두지 말라는 말이 있다. 어떠한 상황이든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특별히 원수를 만들지 않은 사람은 좋은 마무리를 하였을 것이다. 학업이나 사회생활은 어떤가? 학창 시절 때는 졸업을 앞두고 '더 열심히 공부하였더라면' 하며 마지막을 아쉬워했다. 사회생활 때는 적극적으로 경험하여 많이 배우고 익혀서 직장을 옮기거나 다른 일을 시작할 때 기쁨과 기대가 크고 불안함과 걱정은 덜 하게 되었을 것이다. 새로운 시작을 할 때 오는 자신감은 그때그때 마무리를 성실하게 잘함으로써 만들어지는 것이다. 자신감이 생긴다는 것은 얼마나 노력하고 습득해 내가 그 능력을 갖췄는가에서 오는 감정이란 생각을 해본다.

새로운 시작은 기대감과 설렘을 갖게 하지만 불안함과 걱정이 생길 때도 있다. 이런 부정적 생각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지만 좀 다른 방향으로 바꿀 수는 있다. 시작 전에 내가 하고 있었던 일들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다. 어려운 일이었던 쉬운 일이었던 지나온 일들은 돌아보면 좋은 경험이 된다. 경험이 제일 좋은 선생이라는 말이 있다. 경험은 다른 시작을 할 때 좋은 무기가 될 것이다.

여성의 창에 글을 쓰기 시작하고 12주가 흘렀다. 이번 원고를 마무리하며 나에게 좋은 경험을 선사한 이 시간이 감사하다. 처음 시작할 때는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지만, 일주일에 한 편씩 써야 하는 이 작은 원고도 부담이 될 때가 있었다. 하지만 한 주 한 주 시간이 지나고 이렇게 끝맺음하는 주가 왔다. 이젠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하는 기대감이 생기고 있다. 이 일을 마무리하면서 이번 경험으로 글 쓰는 일을 새롭게 도전하며 부족한 것은 배워야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무언가의 끝은 또 다른 시작이라는 소망이 생기는 것이 즐겁다. 나는 대기만성이 좋다. 소망했던 무언가를 마무리할 때까지 지루한 기다림이나 큰 노력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힘든 시간과 기다림의 경험은 그만큼 나를 성장시키고 더 나은 모습의 나를 만들어 줄 것이라 확신한다.

<김소연(새크라멘토 CBMC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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