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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 칼럼] 작별 인사 드립니다

2023-04-06 (목) 강순구 목사 (성령의 비전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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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떠나려니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41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다시 올 지도 모르는데 그렇게 단정 짓지 말라는 아내의 핀잔을 뒤로하고 하여간 선을 그어야 하지 않나 나중에 아무 말도 없이 훌쩍 북가주를 떠났다고 하면 도리가 아니지 않나 생각되어 작별의 인사를 드립니다. 제가 동부에서 이 북가주에 온 것이 84년도, 그러니까 39년이 되었네요. 유학생으로 와서 목사 되고 31년간 대부분 북가주에서 목회하며 하나님의 많은 축복을 받았습니다. 또한 교회 성도들과 이 지역 교포 여러분들께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되지 않은 칼럼을 읽어 주시고 또 곳곳에서 저를 알아봐 주시고 “칼럼 잘 읽고 있어요.” “논지를 바꾸지 마시고 지금처럼 써주세요.” 등등 격려해주신 분들 덕분에 오늘 마지막 칼럼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특히 한국일보 손 수락 기자님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원고를 항상 마감일 간당간당하게 보내서 마음 졸이게 해드린 것 죄송합니다(꾸벅). 글 쓸 기회를 주신 한국일보 사장님이하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이 지역 목회자들, 선배, 후배, 동료 목사님들 모두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저는 한국에서도 목회를 계속하려 합니다. 응원해주시고 기도해 주십시오. 여러 번 강사와 심사위원 등으로 저를 초청해주신 북가주 한국학교 협의회 임원들과 미주안중근 의사 기념사업회 윤자성 회장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무엇보다 저와 함께 성령의 비전교회를 섬겼던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저의 부족함으로 교회를 떠나셨던 분들, 마음의 상처가 있었던 분들 계시면 용서를 구합니다. 저의 처가 식구들인 김 태구 목사님의 가족들, 사랑으로 기도해주시고 헌금해 주셔서 감사드리고 늘 저의 글을 읽고 comment해주시고 격려해주신 고종 사촌 형님 김필원 집사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한국에 가서 성령의 비전 교회를 계속할 것입니다. 한국에 들어간 가정들과 작년에 만났을 때 교회를 계속하자는 데 의견의 합치를 보았습니다. 또 주변에 꼭 전도해야 하는 분들이 여럿 있어 “이것은 하나님의 명령이야.” 하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41년 전에 떠났기 때문에 끊어졌던 동창들 이제 다시 연락이 되어 인간관계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사람의 인연이란 묘하여 “또 만나는구나. 인간관계를 정말 잘해야 되겠구나.”라고 새삼 느낍니다. 사실은 쉬고 싶었는데 아직 하나님께서는 저를 사용하여 영혼 살리는 일을 맡기고 싶으셨나 봅니다. 맡은 자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라 하셨으니 저는 주님만을 의지하여 나아 갈 것입니다. 적은 무리를 주시면 적게 많은 무리를 주시면 많게 주님의 마음을 나누는 목회를 하려 합니다. 여러 성도님들 기도해 주십시오. 예수님 믿지 않는 분들도 성원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여러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북가주를 떠납니다. 그리고 이제 낯선(?) 한국 생활을 하려합니다. 한국을 방문했을 때와 달리 막상 살러 갈 생각을 하니 느낌이 전혀 다릅니다. 제가 한국을 이렇게 몰랐나 하는 생각이 은행 업무부터 아파트 계약까지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힘들게 느껴집니다. 다행히 중학교 동창 친구가 적극 나서서 도와주어 월세 계약 직전까지 왔습니다. 월세 보증금이 왜 이렇게 비싸던지 한두 달 디파짓 하면 되겠지 라는 순진한 생각은 여지없이 깨어지고 허둥지둥 돈 마련하느라 얼마나 애를 먹었던지. 이제 마무리 단계가 되어 하나님의 은혜가 너무 감사할 뿐입니다. 제 자녀들에게도 너무 고맙지요. 제 아들은 나이 서른이 되었는데 사귀는 여자 친구가 있는데도 결혼을 미루어 속을 태웁니다. 다 컸으니 잘 알아서 하겠지요. 제가 한국 간다 하니까 물건 정리하는 것 도와주고 팔 것 페이스 북에 올려 많이 팔아 주었습니다. 고맙다 아들아. 딸은 시카고에 살며 세 살짜리 한 살짜리 딸들 키우느라 전화만 하지만 그래도 응원해주어 고맙다. 내가 너희들에게 할 말은 오직 한 가지, “아들과 딸, 신앙생활 목숨 걸고 해야 돼. 나는 돈도 필요 없으니 꼭 십일조 생활 하여라.” 이제 칼럼을 마칠까 합니다. 여러분 건강하시고 늘 하나님의 형통의 축복이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여러분으로 인하여 행복했습니다.

<강순구 목사 (성령의 비전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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