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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 시각장애자 콘웨이

2023-03-14 (화)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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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뉴욕타임스는 한 시각장애자의 놀라운 이야기를 보도하였다. 당뇨병 합병증으로 앞을 못보게 된 피터 콘웨이의 이야기이다.

시각장애자의 길 인도를 하는 안내견은 값이 몹시 비싸다. 그래서 대부분의 시각장애자들은 안내견 없이 지팡이만 의지하고 길을 간다. 콘웨이는 이들을 위하여 안내견을 사 주기로 스스로 약속하였다.

그는 즉시 여행 준비를 하고 지팡이를 짚고 길을 나섰다. 뉴욕부터 북쪽 끝에 있는 메인 주까지 모금을 하며 걸어가려는 것이다. 동네마다 시각장애자들에게 안내견을 사 줄 목적이라며 기부금을 부탁하였다.


콘웨이의 고생스런 도보 모금운동을 보고 사람들은 뜨거운 호응을 보였다. 메인 주까지 걸어가는데 일 년이 걸렸으며 4만 달러의 돈이 거두어졌다. 그 도중 넘어지고 굴러 떨어지고 부딪치는 등 그 고생은 말로 다할 수 없었으나 그는 스스로의 약속대로 모금 도보 여행을 마치고 여러 마리의 안내견을 사서 시각장애자들에게 선사하였다.

얼마 동안 휴식을 취한 뒤에 콘웨이는 다시 모금 활동을 하였는데 이번에는 스카이 다이빙이었다. 비행기에서 공중으로 떨어져 땅에 가까워졌을 때 낙하산을 펴서 착륙하는 모험이다.

앞을 못 보는 사람이 어느 순간에 낙하산을 펴야 할지 생명이 걸린 모험이다. 그러나 콘웨이는 스카이 다이빙에도 성공하여 상당한 모금을 할 수 있었다. 그는 스스로의 약속을 두 번이나 목숨을 걸고 단행하였던 것이다.

나는 남부 뉴저지에 살 때 가끔 지진아(遲進兒) 수용소를 방문하였다. 여기에 지미라는 아이가 있었는데 나를 보면 캔디를 달라고 한다. 나는 “오늘은 준비하지 않았으니 다음에 올 때 주겠다”고 말하였다. 그런데 다음 방문 때도 깜박 캔디 사는 것을 잊었다. 그러나 지미는 나의 약속을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할 수 없이 2마일이나 떨어진 곳까지 가서 캔디를 사 가지고 왔다. 두뇌 발달이 늦은 아이도 약속을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계약사회라는 말도 있지만 우리는 수많은 약속 속에 살아간다. 결혼서약 같은 것은 자기의 인생을 거는 중대한 약속이다. 그러나 요즘은 이런 약속도 쉽게 깨는 시대이다.
어떤 교인이 나에게 점심을 사겠다고 하며 내가 잊지 않도록 메모지에 날자 시간까지 써서 주었다.

나는 그 시간에 약속한 식당으로 갔다. 그러나 그녀는 나오지 않았다. 전화를 걸어보니 약속은 화요일이 아니냐고 엉뚱한 소리를 한다. 어이가 없지만 혼자 밥 한 그릇 사 먹고 나왔다. 목사도 바람을 맞는 일이 가끔 있다.

기독교의 경전은 두 권인데 하나는 구약(舊約)이고 다른 하나는 신약(新約)이다. 구약은 예수 이전에 여러 예언자들을 통하여 하나님이 인간들에게 주신 약속이고 신약은 예수 이후에 주신 약속이다.


하나님의 약속이란 이렇게 살면 그를 구원하여 천국으로 영접 하겠다는 약속이다. 이것을 구원이라고 부른다. 성경은 구약 39권 신약 27권 모두 66권의 긴 약속들이다. 날마다 조금씩 읽으면 1년이면 다 읽을 수 있다. 성경 완독하는 것을 통독이라고 말하고 교회마다 교인들에게 성경 통독을 평생에 한 번은 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읽어도 이해가 어렵기 때문에 신학자들이 성경을 해석해주는 신학교가 있다. 구약은 히브리어로 기록되고 신약은 그리스어로 기록되어 있어 신학 공부를 하려면 그리스와 히브리어를 공부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신학은 일반대학을 졸업 후 3년을 더 공부하게 되어있다. 필자의 경우 신학과 교육학으로 석사 과정과 목회학 박사까지 마치기 위하여 정말 지루할 정도로 학교에 오래 다녔다.

<최효섭/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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