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도쿄 수모’ 한국야구, 일본에 참패…3연속 WBC 1R 탈락 위기

2023-03-1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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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무너진 마운드에 콜드게임 겨우 면해…양의지·박건우 ‘빛바랜 홈런포’

▶ 자력 8강 희망 사라져…체코-호주전에 기적 바라는 수밖에

‘도쿄 수모’ 한국야구, 일본에 참패…3연속 WBC 1R 탈락 위기

10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 1라운드 한국과 일본의 경기. 3회초 무사 2루 상황에서 한국 양의지가 투런홈런을 치고 있다[로이터=사진제공]

한국 야구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에 참패를 당하며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 위기에 몰렸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0일(이하 한국시간)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1라운드 B조 일본과 경기에서 4-13으로 대역전패를 당했다.

전날 호주전에서도 7-8로 무릎을 꿇었던 한국은 승리 없이 2연패를 기록, 자력으로 8강에 오를 수 있는 희망이 완전히 사라졌다.


한국은 제1회 WBC에서 4강 진출, 2회 WBC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으나 3회와 4회 대회에서는 모두 1라운드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1라운드 탈락이 확정됐다.

한국은 남은 체코와 중국전에서 모두 승리한 뒤 1라운드 최종일 체코가 호주를 꺾어주는 기적을 바라는 상황만이 남았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중압감 속에 선발 등판한 김광현은 1회말 곤도 겐스케와 오타니 쇼헤이를 연속 삼진으로 잡는 등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출발했다.

2회에는 1사 후 유도한 2루 땅볼이 토미 현수 에드먼의 1루 악송구로 주자가 2루까지 갔지만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으며 실점 없이 첫 위기를 넘겼다.

초반 2이닝 침묵하던 한국 타선은 3회초에 터졌다.

선두타자 강백호가 좌중간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타석 나선 베테랑 포수 양의지는 일본 선발 다루빗슈를 상대로 파울 2개를 걷어내며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시속 135㎞짜리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쏠리자 벼락같이 걷어 올려 도쿄돔 좌측 외야 스탠드 최상단에 꽂아버렸다.

전날 호주전 3점 홈런에 이어 양의지의 2경기 연속 홈런이다.

2사 후에는 김하성이 3루수 실책으로 2루까지 진루하자 이정후가 우전 적시타로 불러들여 3-0으로 앞섰다.

한국은 계속된 공격에서 박병호가 몸 맞는 공으로 출루한 뒤 김현수가 좌익수 쪽으로 총알 같은 타구를 날렸으나 호수비에 걸린 것이 아쉬웠다.

잘 던지던 김광현은 3회말 갑자기 흔들렸다.

볼넷 2개로 무사 1, 2루를 자초한 김광현은 눗바에게 중전안타, 곤도에게 중월 2루타를 맞아 2실점 하고 강판당했다.

2-3으로 쫓긴 무사 2, 3루에서 구원 등판한 원태인은 오타니를 고의사구로 내보내 만루를 만든 뒤 일본 리그 홈런왕 무라카미 무네타카를 유격수 뜬공으로 잡았다.

그러나 후속타자 요시다 마사타카에게 2타점 중전안타를 맞아 3-4로 역전당하고 말았다.

끌려가던 한국은 5회초 최정이 좌전안타, 이정후는 좌선상 2루타로 2사 2, 3루를 만들었으나 박병호가 뜬공으로 물러났다.

쫓아갈 기회를 놓치자 일본이 달아났다.

일본은 5회말 선두타자 곤도가 원태인을 상대로 우월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기세를 올렸다.

이강철 감독을 곽빈을 구원 투입했으나 오타니에게 우선상 2루타를 허용한 뒤 후속 땅볼과 희생플라이로 추가 실점해 3-6으로 점수 차가 벌어졌다.

끌려가던 한국은 6회초 1사 후 박건우가 이마나가 쇼타를 상대로 우월 솔로 홈런을 뿜어 4-6으로 추격했다.

그러나 6회말 한국 마운드가 완전히 붕괴했다.

김윤식이 3타자 연속 사사구로 내보낸 가운데 구원투수들이 4안타를 두들겨 맞아 대거 5실점, 단숨에 4-11로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며 사실상 승부가 결정되었다.

한국은 7회에도 2실점 한 뒤 2사 만루에서 구원 등판한 박세웅이 후속 타자를 뜬공으로 잡아 콜드게임의 수모를 겨우 면했다.

전날 호주전에서 8실점 했던 마운드는 이날 13안타와 볼넷 8개를 남발하며 13실점으로 자멸했다.

한국은 일본과의 WBC 통산 상대 전적이 4승 5패로 뒤졌다.

KBO가 집계한 1998년 이후 프로선수들이 출전한 주요 국제대회 일본전 성적은 19승 19패가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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