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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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나는 세찬 바람

2023-02-23 (목) 빌리 우 / 스털링,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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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첫달 반을 
따뜻한 나라 엘에이서
복사꽃을 보며 지내다 왔다
추운 스털링 뒷뜰에
매화가 피어 나를 놀래켰다
맥클린 우리 교회 매화는 
붉은 꽃망울만 조롱 조롱
어여쁜 설중매는 언제 피려나

문앞 온도계는 섭씨 영상 4도
세찬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를 보고 
두겹 바지를 입고
낡은 오리털 파카입고
목도리 두르고
에스키모 모자쓰고 
턱밑을 동여 매고
두꺼운 장갑끼고

벌거벗은 나무 사이로
산책하는데 나무 사이로 
뚫고 불어 오는 찬바람에
흐르는 눈물을 장갑으로 닦아도
코산맥 양쪽으로 흐르는
강물은 이전 어느 설움도 
이만 못하리라

<빌리 우 / 스털링,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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