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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 뉴욕 한인회장 선거에 즈음하여

2023-02-16 (목) 노재화/전 성결대 학장·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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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도 미국에 온 지 20년이상이 넘었으니 어떤 인물이 한인회를 이끌어가는지, 한인회의 대표를 뽑는 데에도 관심을 가지고 싶다. 요즈음 제38대 뉴욕한인회장 선거가 임박하여 자격이 있네 없네 하는 여러 가지 유언비어 등 비방과 면박주기에 난무하는 것 같아서 한 유권자로서 안타까운 심정이다. 이런 작태를 한국에서 지긋지긋하게 겪었는데 피는 못 속이나, 싫어하면서 배운다더니 민주주의의 국가 미국에서까지 반복된다니 참으로 한심한 생각이 든다.

한인회장뿐 아니라 여러 기관장 선출을 보면서 참으로 가관들이었다. 그 자리가 무슨 자리라고 봉사직인데 무슨 감투라고 쓰나 싶고, 재직시에도 공약이나 업적은 전무하며 다른 일을 하기 위해서 디딤돌로 삼으려는 얄팍한 속셈은 아닌가 의심스럽기도 하다.

오로지 조직의 앞날을 위해서라면 옛이나 지금이나 멸사봉공 살신성인하는 정신이 필요하며, 그러한 인물이 되어야 조직들과 연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조직이나 기관장은 그 공동체의 운명을 결정하게 되는 중요한 위치임에 두말할 나위 없지 않는가 말이다.


예를 들어 직능대표장도 관련한 일을 해본 경험이 있어야 하듯이 한인회장도 한인들에 대한 관심과 미래에 대한 포부를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우선 몇 가지만 언급하고자 한다.

첫째 한인회장 입후보자의 법적 자격요건이다. 입후보자의 자격은 객관적인 출마요건으로 하여야 한다. 법과 원칙에 앞서 상식이 통용되어야 하고 불합리하다면 과감하게 수정과 보정을 하여야 한다. 이사회에서 몇 년을 재직했던 자만 출마하게 한다는 것은 출마자의 객관성 결여이다.

또한 이사회란 당선된 회장이 한인회를 잘 운용하도록 보좌하고 후방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여야 한다. 그 곳에서 출마자를 낸다는 것은, 마치 로마 원로원이나 교황청의 추기경을 뽑는 식이 되어서야 되겠는가. 뉴욕에 사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피선거권을 주어야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둘째 투표 방식에서 너무 앞서가는 느낌이다. 투표권자의 대다수가 고령자인 현 상황에서 온라인 투표를 한다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인 것 같다. 이 방법은 정보화에 익숙지 않는 노인들에 대한 소외와 배제를 시키려는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 투표는 공정해야 하지 한 쪽에 유리하게 한다면 무슨 투표가 필요하겠는가.

무늬만 투표지, 자기네들이 독식하겠다는 것이 아닌가도 묻고 싶다. 그리고 온라인 투표는 조작 부정 가능성이 많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어쩔 수 없는 부재자 투표에서 하는 방법을 채택한다니 어불성설이다. 민주주의 본산인 미국땅에서라도 투표권자를 본인대조하고 투명하게 하여야 한다고 본다.

셋째 후보자의 개인적 자격과 공약검증이다. 후보자는 실현 가능성있는 선거공약을 내세우는 자로서 한국과 미국에서 범죄사실이 없는 자라야 한다. 특히
1)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적 지위에 따른 도덕적 의무감)에 충실한 자로서 덕망 있고, 진실하며, 온화한 인품과 인격자,
2)조국에 대한 국가관과 애국심이 투철하며, 미국에 정책도 잘 수용할 수 있는 자(이민청 설립에 따라서 정부와 화합할 수 있어야),
3)다민족을 포용할 수 있으며, 한국어와 영어의 소통에 문제 없고, 한인들의 고통들에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마음이 열려 있으며, 120여년간의 한인이민사에 대한 역사의식이 뚜렷한 자,
4)남성 여성 불문하고 능력있고, 사람을 가장 귀중하게 여기는 자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넷째 선관위의 구성은 전현직 이사회장단과 무관하고 초록은 동색에서 벗어나 공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덕망있는 뉴욕시 한인유지들로 이루어져야 한다. 국민이 지도자를 잘 못 뽑아 중남미 국가들이 쇠락의 길을 걷는 것처럼, 한인회장을 잘못 뽑아 고통을 주거나 유수와 같은 세월을 낭비하지 말자.

한인이민사 120년에 이민 1, 1.5, 2세들의 세대를 이어갈 인물을 뽑아서 다른 어떤 다민족 사회보다 앞서가며 우리 뉴욕한인사회가 단합된 모습을 보이자. 이를 위해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출마자격과 선거 관리 방법을 수정 보정하여야 할 것 같다.
뉴욕한인회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어디까지나 소박한 필자의 소견이며, 나도 한인회에 무한한 관심을 가지도록말이다.

<노재화/전 성결대 학장·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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