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t and Found
2023-02-11 (토)
김범수 목사
살다보면 무엇인가 잃어버릴 때가 있다. 지갑을 잃어버리고, 열쇠를 잃어버리고, 또 여행가방을 잃어버릴 때가 있다.
산다는 것은 잃어버리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디를 떠나는 것도 잃어버리는 것이고, 나이를 먹는 것도 잃어버리는 것이고, 은퇴하는 것도 잃어버리는 것이고, 사업에 실패를 하는 것도 잃어버리는 것이고, 가족 중에 한 사람이 병들어 죽는 것도 잃어버리는 것이다. 모든 사건과 사고는 다 잃어버리는 것들이다.
그러나 그런 사건들이 우리에게 꼭 재앙이나 슬픔이나 절망만을 주는 것만은 아니다. 옛 속담에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말이 있다. 비가 오면 땅이 젖어 진흙밭이 되어 불편하지만 해가 떠서 땅을 말리면 땅은 전보다 더 딱딱해지고 좋아지는 법이다.
세상에 꼭 나쁜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어둠이 찾아오면 곧 해가 뜨는 법이다. 이것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배워야하는 큰 교훈이다. 재산이든 생명이든 잃어버리는 그 당장의 순간은 아쉽고 슬프고 괴롭기 한이 없다. 그러나 꼭 그것으로 우리의 삶은 끝나지 않는다.
알렉산더 플레밍이 페니실린을 발명할 때 일이다. 그는 당시 어린아이들에게 유행하던 부스럼을 연구하다가 실수로 세균을 배양하는 접시 뚜껑을 닫지 않고 퇴근했다가 그 다음날 출근해보니 뚜껑이 열린 접시에 푸른색 곰팡이가 생겼는데 접시 안에 잔뜩 배양돼있던 세균이 다 죽어버렸다.
그는 푸른곰팡이 연구를 하여 페니실린을 발명했고 노벨상을 받게 되었다. 실험실 접시의 뚜껑을 덮지 않은 결정적인 실수의 가시가 곧 성공으로 가는 길이 된 것이다.
캘리포니아에 큰 홍수가 났을 때 한 사람의 방앗간이 떠내려갔다. 이 홍수로 재산이 파산하고 이 사람은 낙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얼마 후 홍수가 쓸어간 자리에서 큰 황금 광맥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러기에 인생은 잃어버리는 것도 많지만 얻는 것이 더 많은 것이다.
어느 시인의 시처럼 우리는 삶이 우리를 어렵게 하더라도 슬프거나 화낼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슬픈 날을 참고 견디면 좋은 날이 반드시 오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잃어버린 것이 크면 클수록 더욱 더 큰 것을 찾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갖는다면 우리가 사는 인생의 시간들은 소망과 기쁨의 연속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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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