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그림으로 풀어낸 ‘법고창신’

2023-02-10 (금)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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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수영 작가 개인전 ‘타임리스’

▶ 11일부터 스캇앤제이 갤러리

스캇앤제이 갤러리(관장 제이 소)가 한국 전통미술 오마주에 천착해온 서수영 작가의 작품 18점을 선보인다.

작가가 한국전통 산수화의 이미지를 차용한 ‘금벽금강전도’부터 황실의 인물화 시리즈인 ‘황실의 품위, 그 영원한 아름다움’ 그리고 달항아리를 소재로 재구성한 ‘보물의 정원’ 등이다.

제이 소 관장은 “서수영 작가 작품은 직접 제작한 한국전통 한지에 24k 순금으로 마무리한 작업이 특징”이라며 “종이 부조 작업 위에 수묵과 채색이 어우러지고 색다른 구성과 표현력을 배가시킨 작가만의 강렬한 색채 감각도 엿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벽금강전도’는 금강전도의 이미지를 차용해 수제 장지를 화폭으로 삼아 돌가루 반죽 위에 금박을 입힌 3차원적인 표현 방법으로 완성했다. 화면에 깊은 밀도와 중첩된 채색으로 회화적 분위기를 연출하고 종이 표면 질감에 변화를 줌으로써 현대적 이미지를 탄생시켰다. ‘법고창신’ 즉, 옛것의 소중함과 아울러 새것의 필요성을 동시에 실현한 작품이다.

달항아리를 소재로 한 최근작 ‘보물의 정원_Timelessness’ 시리즈는 종이 부조 작업 위에 수묵과 채색이 어우러져 색다른 구성과 표현력을 배가시킨 작품들로 다양한 재료의 물성을 응용하는 작가의 시도는 늘 새로운 시각적 자극으로 다가온다. 특히, 국보로 지정된 항아리를 백자 달항아리 속에 그려 넣어 새로운 세대의 감성으로 재구성한 참신한 발상이 돋보인다.

서수영 작가는 “선조들이 이뤄낸 한국의 아름다움을 세상 속에 꺼내 놓고 싶었다. 한국의 이야기가 정체성을 갖고 재탄생될 때 진정한 새로움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 작가는 “이러한 아름다움을 지닌 달항아리를 그대로 재현하는 것 또한 구상 회화로서 의미가 있지만, 자유롭게 달항아리 안에 국보 항아리와 한국의 상징물을 품어 선조들의 이야기가 동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이어져 오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약간 비틀어지고 변형된 상태는 전체의 조형에 장애가 되지 않고, 오히려 변화를 주면서 생동감을 느끼게 한다. 한국 이야기가 세계적인 문화로 발돋움하는 지금, 30여 년간 한국전통회화를 현대미술로 재해석하며 과거와 현대의 시공간을 이어오는 서수영 작가의 행보는 우리에게 무한한 상상을 경험하게 하고, 한국 회화의 자긍심을 느끼게 한다.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난 서수영 작가는 동덕여대 예술대학 학부와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아트 게이트, 프랑스 갤러리 비스콩티, 성곡미술관, 한벽원미술관, 영은미술관을 비롯해 30여 회의 국내외 개인전과 200여 회의 기획전에 초대됐다. 련재 동덕여대 회화과 겸임교수를 거쳐 전업 작가로 활동 중이다.

서수영 개인전 ‘(Timeless) 개막 리셉션은 오는 11일 오후 3~6시 베버리힐스 스캇 앤 제이 갤러리(215 S. La Cienega Blvd. #210)에서 열린다.

예약 필수. 문의 (424)777-0997 이메일 gallery@scottnjae.com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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