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창] 나와 소통하기

2023-02-01 (수) 김소연(새크라멘토 CBMC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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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은둔형 청년’ 수가 37만명으로 추산된다는 기사를 접했다. 사람들 사이에 갇혀 버려서 소통을 끊어 버린 자들일 것이다. 몇 년 전부터 ‘소통’ 열풍이 불더니 소통 전문가들의 강의가 늘어나고, 소통 잘하기를 알려주는 책들이 쏟아지며, 또 일부는 불통이라는 부정적인 아이콘을 만들어 다른 사람을 공격하기도 했다. 인간의 사회활동은 3살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작게는 가족이란 단위부터 학교, 직장, 크게는 나라들간의 관계까지 소통은 사람이 살아가는 제일 중요한 요건일 것이다.

소통을 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은 노력한다. 생계의 수단이면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며 감동과 기쁨을 주는 것도 소통이다. 소통과 더불어 나오는 단어는 공감일 것이다. 공감대가 형성되는 지속적인 소통은 좋은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이 된다. 그러기 위해 자신감이나 자존감이 바탕되어, 사람들과의 관계를 건강하게 지속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그렇게 자신을 만들어 나가려고 노력한다.

그렇지만 사람과의 소통이 노력과 공부만으로 해결될까? 매너가 바르고 교양이 넘친다고 소통을 잘하게 될까? 사람들에게 그럴듯하게 보이려고만 하는 삶이 진정 기쁠까? 하는 의문이 든다. 어느 순간에 자신의 본 자아와 전혀 다른 모습을 연기하고 있는 자신과 마주하는 때가 올 것 같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소통하기를 그만하고 은둔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물론 은둔의 이유가 이 한가지만은 아닌, 여러 상황이 있었을 것이다.


어느 유명 소통 전문가는 강의중 한 학생으로부터 ‘강사님은 행복하세요’라는 질문을 받고 대답을 할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그분은 휴식 시간을 충분히 가지며 자신과 소통하는 데 시간을 보냈다.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데 집중했다. 그것이 명상이든, 묵상이든, 쉼이든, 내가 진정 원하는 행복의 가치는 무엇일까? 내가 제일 좋아하고, 잘 하는 것이 무엇이었나? 또 나는 어떤 이들과 사귐을 가질 때 공감하고 기쁨을 느꼈는가? 같은 질문을 하며 자신과 소통을 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나를 알고 적을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고, 나를 이기는 사람이 진정 강한 사람이라는 말도 있다. 나와 먼저 건강한 소통을 할 때 타인과도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낼 수 있다.

다소 추상적일 수도 있는 나와 소통하기는 훈련이고 연습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만든 기준과 행복이라는 조건에서 벗어나 내가 진정 원하고 이룰 수 있는 소박한 것부터 하나씩 해냄으로써 나와 소통해 보자. 일기를 쓰며 나를 돌아보거나 내가 하고 싶은 버킷리스트(Bucket List)를 실천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김소연(새크라멘토 CBMC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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