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 660년 5월26일(음력) 신라의 대장군 김유신이 이끄는 5만의 병력이 백제로 향했고, 소정방이 이끄는 당군 13만여명이 6월 2일(음력) 백제의 덕적도에 도착했다. 이에 신라군을 막기 위해 백제의 계백 장군은 5,000 결사대를 이끌고 음력 7월 9일 황산벌에서 김유신의 5만과 이틀간의 전투를 벌였다.
결국 계백을 비롯한 5천 결사대는 모두 전사를 했고, 백제는 신라와 당나라 연합군에게 음력 8월2일 멸망 당했다. 이로서 678년 동안 한반도에 숨쉬었던 부여씨 왕족의 백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백제 장군 계백은 자신의 가족을 다 죽이고 전장으로 떠났다. 계백은 충성을 바쳤던 백제와 자신의 가족이 운명의 기로에 서게 되었다는 판단을 하고 왕국의 몰락과 함께 죽음을 택했다.
반면 계백과 싸우던 신라의 16세 소년병 관창은 용감하게 돌진하여 죽음으로서 연속 패배하던 신라군을 분노케하여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둘다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죽음을 택했다. 한 명은 몰락하는 나라를 위해서 다른 한 명은 다른 나라를 멸망시키기 위한 운명의 기로에서 죽음을 택했다. 중요한 점은 둘다 운명의 기로에서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닌 전체를 위한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지구상 80억 사람들 모두 그들의 인생에서 언젠가는 운명의 기로에 서게 된다. 목숨을 거는 기로에 서기도 하고 성공과 실패의 기로에 서기도 한다. 또 사랑과 헤어짐의 기로에 서기도 한다. 그리고 운명의 기로에 서서 판단하고 결단을 내리는 것은 언제나 고독하고 두려울 수밖에 없다.
자기운명의 기로에서 판단하고 내려야 하는 결단은 누구도 대신 해줄수 없고 오직 자신만이 할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같은 날 같은 시간에 태어나는 수많은 사람들, 심지어 쌍둥이들도 매 순간 판단하고 내리는 결단과 운명의 기로에서 혼자서 결단을 내릴수 밖에 없기에 서로 다른 인생이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운명의 기로 중 가장 고통스러운 것이 거역할 수 없는 거대한 시대적 환경적 상황에 의하여 운명의 기로에 서게될 때다.
인류는 지금 전 지구적 환경재앙과 팬데믹, 전쟁, 인종갈등, 인플레이션이 만들어내는 거대한 시대적 환경적 상황 속에서 운명의 기로에 서있다. 내 힘만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불가항력의 상황에서 적응하고 생존하기 위한 그런 기로에 서있다. 그중에서도 시시각각 가장 큰 위험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 바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이다.
그 어떤 전쟁도 일어나서는 안되고 또 한시라도 빨리 끝내야 한다. 전쟁이 길어지고 말리는 주체가 없으면 주변의 이해를 달리 하는 나라들이 참전하게 되고 결국 확전이 되어 엄청난 재앙을 초래한다. 인류는 1차 , 2차 세계대전을 뼈저리게 경험했다.
그런데 전쟁을 말릴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유럽과 미국이 말리기는 커녕 더 깊숙이 전쟁에 관여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은 우크라이나 무기의 대부분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점차 러시아에 위협적인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며 미국의 군수산업은 엄청난 호황을 누리고 있고, 다죽어가던 유럽의 군수산업들도 기사회생을 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 외교의 전설 키신저 전 국무장관, 보수 논객 뷰 캐넌, 미국의 원로 정치학자 그레엄 엘리슨 박사, 워싱턴 포스트, 뉴욕 타임스, 그리고 독일의 슈피겔지 등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도덕적 판단도 중요하지만 전쟁을 멈추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러시아를 궁지로 몰게 될 경우 러시아는 결국 최후수단으로 핵을 사용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 하고 있다.
전쟁은 인간을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모든 판단과 결단을 내리게 한다. 러시아 우크라이나를 넘어서 확전이 된다면, 우리들도 모두 내가 죽지 않기 위해서 죽여야 하고 또 나도 죽어야 하는 운명의 기로에 서게 된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은 지금 핵전쟁의 기로에 서있다.
그리고 미국과 유럽은 점점 더 확전을 향하여 가고 있고 결국 핵전쟁의 기로에 함께 서게 될수 도 있다. 우리가 그런 운명의 기로에 서지 않게 지금 우리의 지역구 연방의원들에게 러시아에 대한 도덕적 판단과 군수산업의 호황보다 국민 모두를 위해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을 멈추는 노력을 하라고 요구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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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