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이 아침의 시 - 어제 밤 뻐꾹새는 날아가고

2023-01-09 (월) 곽상희/올림포에트리 시인(Spain)
크게 작게
어제 밤
뻐꾹새는 날아갔네요
어정어정 뒷걸음치다가,
휙 날아갔네요

아물아물,
만질 수 없는 시간,
사랑해보자 다독였는데,
소나기 가고
눈내리는 병원 옥상
희망을 꿈꾸는 사철나무
귀향한 물고기는
북춤을 조절하는데요

사람보다 정직한 자연,
때때옷 앞가슴 벌렁벌렁
해마다 돌아오는 개화 약속
밥상머리 미리 와 기다리는
매화 꽃송이는
희안도 하네요
하르르 정한 웃음
피어나는데요
밤새 맷돌 간 햇덩이는
모처럼 수천 수만개
피어올라
검고 슬픈 밤마루 젖히고
피어올라

사랑하는 좋으신 님
돌아왔네요
다시 꿈 세우고
사랑해보자,
고운 사랑 피워보자
돌아오셨네요.

<곽상희/올림포에트리 시인(Spain)>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