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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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생각 - 나누면 나눌수록 채워주는 놀라운 은총

2022-12-21 (수) 조민현/팰팍 성 미카엘 성당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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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 메이플우드 성 김대건 성당은 2006년 포트리 마돈나 성당에 한인미사를 시작하자고 뉴왁 대교구와 마돈나 성당 본당신부에게 청하였다. 신자들을 섬긴다는데 복음을 전한다는데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한인들이 제일 많은 포트리에 한인미사를 하고 한인사목을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는가 말이다. 그러나 메이플우드 성당을 포함해서 주변 2개의 다른 한인 성당은 말을 안해도 아무래도 이리 저리 걸리는 것이 많았다.

왜냐하면 3개 성당이 다 포트리에 구역을 갖고 있는데 그 곳에 독립된 한인미사를 하게 되면 아무래도 자기 성당 신자들을 내 주어야 하기 때문이 아닌가?
천주교 신자가 어느 성당을 가던 무슨 상관이냐? 필요한 곳에 사목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것이 심지어는 자기 성당에 불리한 결과를 놨더라도 해야 된다는 말이다. 그게 교회의 정신이다.


자기를 내어주고 나누는 정신으로 3명의 본당신부가 합의를 해 시작을 했다. 사실 여러 면에서는 우리 메이플우드 성 김대건 성당이 제일 불리한 위치였다.
이미 새들부룩 백삼위 성당이 독립해 나갔고 데마레스트 성 요셉성당이 분리해 나갔고 뉴저지 첫 번째의 모(母)교회라고 하지만 지금은 제일 작은 교회로 전락을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직도 많은 신자들이 오래된 정 때문에 많은 시간을 들여 운전을 해 성당을 찾아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포트리에 한국말 미사는 큰 타격을 주기에 틀림이 없었다.
그래도 두말없이 시작합시다 한 것이 바로 메이플우드 성 김대건 성당이었다.

그 첫미사를 시작해 준 것도 메이플우드의 신부였고 새 신부가 파견되기까지 일년동안 3명의 신부들이 열심히 돌아가며 공동체를 돌보아 준 것이다. 그리고 2008년 한인 밀집지역인 팰리세이드 팍 마이클 성당에도 한국말 미사를 해야 한다고 교구에 청해 그 곳에도 조그만 한인 공동체가 형성되었다.

그 곳에서 첫 미사를 한 것도 메이플 우드 성당이었고 놀라운 것은 그 곳을 지금까지 돌본 것도 메이플우드 성당이라는 사실이다.
처음에는 인간적으로만 보고 생각해서 이렇게 다른 한인공동체가 생기면 자신들의 공동체가 타격을 받을 줄 알았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성당을 세우는 족족 하느님께서 그 교회를 채워 주신다는 것이다.

2곳에 새로 세운 성당이 발전하고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데도 다른 성당에 사람이 줄은 것이 아니다. 사실 메이플우드 성 김대건 성당은 지난 몇 년동안 꾸준하게 신자수가 오히려 늘었다.

참 희한한 일이다. 이처럼 나누면 나눌수록 채워주시는 것이 하느님이시다. 손에 움켜쥐고 자기 것이 아까와 못 나눈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과감하게 내 것을 내어 주고 나눠줄 때 오히려 넘치도록 축복을 받았다. 나누면 나눌수록 채워주는 게 하느님의 은총이다.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그 마음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조민현/팰팍 성 미카엘 성당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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