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상 - 어머니를 바라보며
2022-12-14 (수)
심외태/롱아일랜드 시티 독자
삶의 무게를 홀연히 벗어버리고 이제 나에게 남겨진 무게는 어머니, 하얗게 빈 하늘을 보시며 의미 없는 미소를 지으신다. 이제 언제나 당신의 끈질긴 생의 끈을 놓으시려나.
어쩌면 당신께서 겪으시는 고통이 창조주께서 베푸시는 얄궂은 축복일까, 이제 그만 고해를 벗으시고 마치 나들이 가시는 것처럼 곱게 차려 입으시고 아버지처럼 홀연히 떠나시려나.
이 불효한 아들의 들렁 거리던 왼팔도 잊으시고 일그러진 몰골도 잊으시고 살포시 문을 열고 겹겹이 쌓였던 모든 허물을 벗으시고 외로이 떠나시려나.
<심외태/롱아일랜드 시티 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