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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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 달도 차면 기우나니…세상만사 새옹지마

2022-12-07 (수) 폴 김/전 재미부동산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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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12월이다. 올 한 해도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열한 달을 차곡차곡 채우고 막달 마저 다 차고 나면 올해는 완전히 기울어 사라지고, 다시 처음부터 채울 무궁무진한 새해가 우리를 맞는다.

시간은 연속 선상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1년을 365일 52주 24절기 12개월 4계절로 구분하여 그 흐름을 느끼게 하는 태음태양력은 얼마나 멋진 설계도인가? 차면 기울고, 기우는가 싶으면 다시 차오르는 것은 삼라만상의 이치이다.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는 정신세계와 경제분야도 대개 이 범주 안에서 돌고 돈다.

특히 Covid-19 이후 지난 3년간은 나락과 회복을 거듭하며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은 긴장의 연속이었다. 우리가 그동안 누려왔던 세상은 온데간데 없이 한 순간에 사라졌다. 텅빈 도시, 음산한 거리, 환자들로 넘쳐나는 병원, 인간의 존엄성이 처참히 무너진 임시 영안실.. 생각만 해도 끔찍한 재앙의 현장이었다.


이와 더불어 필수 비즈니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이 영업을 중단했고, 각 기업들도 주요인력 이외의 직원들은 휴직에 들어가 실업률이 치솟았으며, 물자 공급도 원활하지 못하여 생필품 조차 구하는데 애를 먹었다.

이에 정부는 위축된 경제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실업수당과 재난지원금 등의 명목으로 소위 ‘헬리콥터 머니’ 라는 구호자금을 시중에 살포하는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했다.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이로 인해 물가는 점진적으로 오르고, 갈 곳 없는 자금은 주식시장에 몰려 폭등장세를 이어갔다.

부동산시장도 감염공포와 재택근무로 직격탄을 맞은 맨하탄과 인근 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강세를 유지하였고, 특히 롱아일랜드나 업스테이트, 뉴저지의 집들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한 피난처로 인식되면서 오버프라이스(over price)로 팔리는 경우가 제법 많았다.

다행스럽게도 백신이 1년여만에 앞당겨져 개발되어 공급되면서 사회 및 경제 제부문이 빠르게 제 자리를 잡아가며 작년에는 전반적으로 사정이 양호했다. 반면에 올해는 치솟은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0.75%씩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네 차례나 연속해서 밟았다. 그 여파로 주식시장은 거품이 걷히면서 하락세로 돌아섰고, 부동산시장도 그 열기가 식으며 최근 주춤하고 있다.

이처럼 변동성이 심한 시대에는 호불호는 잠깐이고 지속적인 어려움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삶이란 본시 얽히고 설키며 굴러가게 마련이다. 영원히 변치 않고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은 없다. ‘달도 차면 기우나니, 세상만사 새옹지마’요,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골이 깊으면 산이 높다’고 했다. 눈앞의 작은 이익만 따지지 말고, 좀 길게 보고 인생을 살아갈 필요가 있다.

<폴 김/전 재미부동산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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