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창] 한국 인구절벽

2022-12-07 (수) 김선원(한국혁신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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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폴라 핸콕스(Paula Hankcocks) 기자는 한국인이 평생 아이를 가지는 비율이 0.73으로 세계 최저라고 보도했다. 왜 그럴까? 이 CNN 기자는 한국 엄마의 재취업률이 세계에서 가장 낮다고 밝혔다. 얼굴빛 어두운 두 아이 엄마의 일상이 메인 보도 자료 영상으로 나오면서 인터뷰가 실렸다. 젊은 여성들의 결혼 반감을 주제로 논문을 쓴 작가도 왜 또래친구들이 결혼을 거부하는지 설명한다. 미혼모에 대한 한국 사회의 스티그마(stigma, 낙인)를 증언하는 대학교수 인터뷰도 나왔다.

이 모두의 배경에는 유교적 가부장적 사회문화가 존재한다. 한 마을에서 평생을 살며 아이 낳고 생을 마무리하던 농경사회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던 한국은 1970년대부터 빠르게 시작된 산업화로 더 이상 한 마을에서 평생 얼굴보고 살지 않게 되었다. 서로 안 도와도, 맨날 얼굴 맞대지 않아도 생존에 문제가 없는 현대사회 구조로 변모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생각과 영혼은 더 느리게 바뀐다. 더디게 변화하는 가부장적 편견이 이 도움없는 세상에 남아있어서 문제인 게다.

물리적으로 핵가족 구조에선 애를 낳고 키우는 일이 불가능하다. 특히 엄마가 삼촌, 고모, 할머니도 없는 집에서 생존을 위한 초기 성장이 10년이나 걸리는 인간을 키우기는 더더욱 힘들다. 한국의 긴 노동시간도 한몫한다. 애엄마 아빠 모두 긴 시간 노동을 직장에서 강요받는다. 여자들이 결혼을 할 때 까탈스럽고 눈이 높다고 비난을 받지만 아이 돌보는 일까지 감안하면 일반 직장인의 1인 연봉수준을 한참 웃도는 생활의 필수조건들이 너무 많다. 사람답게 살기 위한 집 구매가 너무 비싸고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교육비가 너무 많이 든다. 미국 베이에어리어(Bay Area)에서도 조건이 비슷하다. 집값이 비싸고 교육비가 많이 드니 샌프란시스코와 그 주변 베이에어리어 인구도 줄고 있단다. 그나마 미국은 똑똑하고 성실한 이민자들을 고용하고 영주권을 주는 이민 정책이 있어 인구감소가 덜하다. 한국도 주변 아시아 국가 이민자들을 받아들이는 개방적인 이민정책을 쓸 데가 된 듯하다.

<김선원(한국혁신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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