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희찬 후반 추가시간 역전골, 포르투갈에 2-1승
▶ 다득점 앞서 H조 2위로… 월요일 브라질과 대결
실낱 같은 가능성이었지만, 투혼으로 마침내 이뤄냈다.
대한민국 태극전사들이 강호 포르투갈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12년 만에 월드컵 16강 진출의 금자탑을 쌓아 올렸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일 카타르 도하 알라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마지막 3차전에서 2-1로 이겼다.
전반 5분 히카르두 오르타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전반 27분 김영권(울산)이 동점골을 뽑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벤투호는 무승부로 끝날 듯하던 후반 46분 황희찬(울버햄프턴)의 천금 같은 결승골이 터지면서 짜릿한 2-1 역전승을 일궜다.
우루과이와 첫 경기에서 0-0으로 비긴 뒤 가나에 2-3으로 졌던 한국은 이로써 1승 1무 1패(승점 4, 4득점 4실점)가 돼 포르투갈(2승 1패)에 이은 H조 2위로 각 조 1, 2위가 나서는 16강 무대에 오르게 됐다.
같은 시간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가나를 2-0으로 누른 우루과이도 1승 1무 1패(승점 4, 2득점 2실점)가 돼 승점과 골 득실 차까지 같아졌지만, 다득점에서 한국이 앞서 16강 티켓을 손에 넣었다.
이로써 한국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이후 12년 만에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뤘다. 역대 최고 성적인 4강 신화를 쓴 2002 한일 월드컵을 포함하면 역대 세 번째로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우루과이가 3위로 밀려났고, 1승 2패(승점 3)가 된 가나는 조 최하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날 경기에서 포르투갈에서는 ‘수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선발로 나와 손흥민과 A매치 첫 맞대결을 벌였다.
선제골이 절실한 건 한국이었으나 오히려 경기 시작 5분 만에 먼저 골을 내줬다. 포르투갈 후방에서 한국의 오른쪽 수비 뒤 공간으로 길게 연결된 공을 달로트가 잡아 김진수의 마크를 뿌리치고 몰고 들어가서 내준 컷백을 오르타가 골문 오른쪽에서 오른발로 차 넣었다.
한국은 전반 16분 손흥민의 크로스에 이은 조규성의 헤딩슛이 골키퍼 선방에 막힌 뒤 흐른 공을 골문 오른쪽에 있던 김진수가 왼발로 차넣었으나 오프사이드로 득점은 무효가 됐다.
하지만 전반 27분 기어이 동점골을 뽑았다. 왼쪽에서 이강인이 왼발로 투입한 코너킥이 호날두 등에 맞고 골문에 앞에 떨어졌고, 공격에 가담한 김영권이 넘어지면서 왼발 발리슛으로 포르투갈 골문에 볼을 꽂았다. 수비수임에도 4년 전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독일과 3차전에서 선제 결승골(2-0 승)을 터트렸던 김영권은 2개 대회 연속 득점을 기록했다.
한국은 후반 21분 이재성을 빼고 황희찬을 투입해 공격을 강화했다. 소속팀에서 당한 허벅지 뒤 근육(햄스트링) 부상에서 회복이 더뎌 앞선 두 경기에는 뛰지 못했던 황희찬은 이날 처음 그라운드를 밟았다.
결국 후반 46분 한국이 16강으로 가는 문을 열었다. 주인공은 ‘황소’ 황희찬이었다. 손흥민이 하프라인 부근부터 공을 잡아 혼자 몰고 간 뒤 상대 수비 세 명에 둘러싸이자 재치 있게 수비수 가랑이 사이로 볼을 투입했고, 황희찬이 이어받아 골 지역 오른쪽으로 쇄도하며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연결해 승부를 갈랐다.
2018년 러시아 대회를 통해 월드컵 무대를 처음 밟았던 황희찬의 ‘월드컵 첫 골’ 순간이었다. 경기 종료 후에도 가나-우루과이전은 끝나지 않아 센터서클 부근에 둥그렇게 보여 경기 결과를 지켜보던 한국 선수단은 우루과이의 2-0 승리가 확정되자 포효하며 16강 진출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제 한국의 16강 상대는 세계 최강 브라질이다. 브라질은 이날 카메룬에게 0-1로 패했지만 G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한국과 브라질의 16강전은 LA시간 5일 월요일 오전 11시부터 열리며 폭스TV(채널 11)에서 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