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 완와골절·황, 햄스트링 딛고 ‘부상 투혼’
▶ 50미터 폭풍 질주 후 기막힌 결승골 어시스트
▶ ‘캡틴 손’ 16강 확정 후 기쁨의 눈물 ‘펑펑’
[캡틴의 ‘눈물’] 안와골절 부상에도 마스크 투혼을 불사른 한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2일 포르투갈전 승리 확정 후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로이터=사진제공]
손흥민의 발에서 시작돼 황희찬이 ‘원샷 원킬’로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들의 환상의 호흡이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의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 쾌거의 결승골은 바로 캡틴 손흥민의 킬패스를 받은 황희찬의 침착한 오른발에서 나왔다.
안와골절 부상으로 마스크를 쓰고 거침 없이 질주한 손흥민의 투혼이 빛났다. 손흥민은 우리 진영에서 따낸 공을 받은 뒤 약 50m를 거침 없이 상대 진영으로 달렸다. 상대 수비의 견제를 받았지만 골문으로 쇄도하던 황희찬에게 기가 막힌 패스로 연결했고, 황희찬이 탁월한 골 결정력을 발휘했다.
손흥민은 ‘라스트 댄스’가 될지 모르는 카타르 대회에서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초인적인 마스크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안와골절 부상 탓에 월드컵 출전이 힘들어 보였지만 놀라운 회복력과 불굴의 의지로 쉼 없이 그라운드를 누볐다.
또 부상 위험을 무릅쓰고도 헤딩과 오버헤드킥을 시도하는 등 온몸을 던졌다. 시야를 가리는 불편한 마스크 착용 여파로 특유의 날카로운 모습은 사라졌지만 주장 완장을 차고 있는 그의 존재 자체만으로 동료들은 물론 한국 축구에 큰 힘이 됐다.
황희찬도 그 동안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 그라운드를 누비지 못했지만 최종전에서 마침내 그라운드를 밟아 결정적인 순간 한국 축구의 새 역사를 만들어냈다.
[16강 ‘히어로’] 햄스트링 부상을 딛고 2일 포르투갈전서 한국을 사상 두 번째 원정 월드컵 16강으로 이끄는‘극장골’을 터뜨린 황희찬이 16강 진출 확정 후 환호하고 있다. [로이터=사진제공]
후반 20분 이재성(마인츠)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은 그는 손흥민의 킬패스를 놓치지 않고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자신의 A매치 50번째 경기에서 터트린 10번째 골이다. 첫 월드컵이던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선 득점이 없던 황희찬의 월드컵 본선 첫 득점이기도 하다.
황희찬은 이날 특유의 스피드와 힘을 활용해 포르투갈의 측면을 파고들었고, 천금 같은 결승골까지 책임졌다. 그간 경기에 나서지 못한 아쉬움과 동료들에게 도움이 되지 못했던 미안함을 한 번에 털어버리는 골이었다. 올 시즌 소속팀에서 13경기를 치르며 도움 1개만을 올리는 등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데 대한 마음고생도 단번에 날렸다.
이밖에도 ‘골든보이’ 이강인은 월드컵 첫 선발 출전 무대에서 벤투호의 동점골을 끌어내며 한국 축구의 사상 두 번째 원정 16강 진출의 징검다리를 놨다. 전반 27분 이강인이 왼발로 올린 왼쪽 코너킥이 호날두의 몸을 맞고 문전으로 향했고, 김영권(울산)이 넘어지며 슈팅해 동점 골을 뽑았다. 이강인은 이후에도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며 한국의 공격을 이끌었다.
4년 전 러시아 월드컵 당시 독일과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서 첫 골을 뽑아내며 ‘카잔의 기적’에 디딤돌을 놓은데 이어 또 한 번의 귀중한 득점으로 ‘기적’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벤투호의 중앙 수비수 김영권은 “이번에는 16강에 진출했다”며 기뻐했다.
[동점골 ‘포효’] 4년 전 독일전에 이어 또 한 번의 귀중한 득점으로‘기적’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벤투호의 중앙 수비수 김영권이 2일 포르투갈전 동점골을 터뜨린 뒤 포효하고 있다. [로이터=사진제공]
이처럼 포르투갈 수비수들을 완벽히 따돌린 손흥민의 킬 패스 하나가 한국의 운명을 바꾼 순간이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한국 선수들은 서로를 부둥켜 안고 눈물을 쏟아냈고, 손흥민도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펑펑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