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용 오리건 통합한국학교 이사장
▶ 첫 시집 출간…가수 임희숙 동생
“요즘 ‘정녕 나답게 살아왔는가’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꽤 잘 살아왔다고 자부하지만, 외부에 내세울 만한 삶인지는 모르겠어요. 아직 부족한 것 같고 답을 찾지 못해서 더 잘살아 보려고요.”
‘솔 음악의 대모’로 불리는 가수 임희숙의 동생인 이명용(67) 오리건 통합한국학교 이사장이 첫 시집 ‘많다 보니 늦었오, 늦다 보니 많아졌오’(누벨끌레)를 출간했다.
장석주 시인과 중·고등학교 동창으로, 한때 시인을 꿈꾼 이 이사장은 대학에서는 물리학을 전공했다. 이후 청소대행업체를 설립해 생업 전선에 뛰어들었다가 1987년에 한국 생활을 접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국에서는 패스트푸드점 운영을 시작으로 호텔 사업에서 성공을 거뒀다.
그는 오리건주 한인회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오리건 한인호텔협회장 등을 지냈다. 2015년부터 오리건 통합한국학교 이사장을 맡아 한인 사회에서 무보수로 봉사하고 있다.
시집 출간은 누나 임희숙이 주도했다. 이 이사장이 지난해 가을 SNS에 올린 시를 우연히 본 임희숙이 더 많은 사람이 함께 감상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책 출간을 기획했다. 시집엔 이 이사장이 한국에서 거주하던 1973~1978년에 써둔 시 20편이 담겼다. 이 이사장이 사회생활을 하기 전인 10∼20대 쓴 것으로, 오랫동안 보관하고 있다가 처음 밖으로 꺼낸 것이다.
책에는 임희숙의 추천사, 동생 이민용 영화감독의 소고(小考)도 담겼다. 가난하고 힘들었던 가족사와 이 이사장의 이민 스토리 등이 소개됐다. 임희숙과 이 이사장,이민용 감독은 한국전쟁의 비극으로 아버지가 다른 사연이 있다.
시인 겸 작가가 된 이 이사장은 “정식 등단이 아닌데 시인이란 호칭을 붙여주니 어색하기도 하고 고맙다”며 “과연 내가 시인인가, 아직도 역량이 남아있을까 생각하게 되는데 기회가 되면 새 작품도 써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