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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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의 시] 부디 부디 잘 가거라 - 이태원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며

2022-11-03 (목) 채수호/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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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워요 너무 아파요
숨을 쉴 수 없어요
살려주세요
엄마 아빠 사랑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너무나 많은 생때같은 젊음들이
백팩과 운동화와 셀폰을 남겨둔 채
그토록 허망하게 스러져갔구나
사랑하는 부모형제에게 마지막
인사도 못하고
홀연히 떠나갔구나
아들아 딸아 가는 길이 얼마나 무서웠니
얼마나 아팠니 얼마나 답답했니
너희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비록 꽃은 떨어졌으나 봄 되면 다시 피리니
다음 세상 다시 태어나거든
고통 없이 행복하게 살거라
못다 핀 꿈일랑 활짝 피우고
못다 누린 젊음도 맘껏 누리거라
사랑하는 아들아 딸아
부디 부디 잘 가거라

<채수호/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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