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조현 “싱가포르 통해 북에 대화 의지 전달…언젠가 화답 기대”

2026-05-28 (목) 02:3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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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 우리와 당장 대화할 기미 없어…북미 협상은 값만 잘 쳐주면 가능”

▶ “美와 핵잠·농축 협상 최대한 속도…’통상이 안보 발목’ 우려는 해소”

조현 “싱가포르 통해 북에 대화 의지 전달…언젠가 화답 기대”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28일 외교부 청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5.29

한국 정부가 2018년 북미 정상회담 장소를 제공한 싱가포르를 통해 북한에 정부의 대북 정책을 설명하고 대화하자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조현 외교부 장관이 밝혔다.

조 장관은 지난 28일(이하 한국시간) 외교부 청사에서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우리 정부의 대화 의지, 또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을 싱가포르 측에 다 전달해서 그게 전달됐기 때문에 앞으로 조금이라도 긴장을 완화하고 한반도에서 평화를 정착시키려는 노력, 이런 것에 대해 언젠가는 북한도 화답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이 활용한 싱가포르의 '메신저'는 최근 북한을 방문한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교장관이다.


발라크리쉬난 장관은 지난 26일 평양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회담했으며, 이날 서울에서 조 장관을 만나 북한과의 대화 내용을 소개했다.

조 장관은 "북한이 그동안 주장해온 적대적 두 국가론이 무엇인가 자기가 가서 보고 왔다는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조 장관은 정부가 북한에 전달한 입장은 "평화 공존을 위해서 대화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드론을 북에 보낸다든지 이런 것은 잘못됐다, 그런 것은 없을 테니까 당신들도 대화 테이블로 나와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조 장관은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과 관련 "북한이 지금 당장 대화 테이블로 나올 기미는 안 보인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의 새로운 대북 정책에 관해서 (북한에) 소상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북미대화 재개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이) 값만 잘 쳐준다면 언제든지 미북 협상을 하지 않겠나. 그런데 우선 미국이 그동안 지난번 중국 때도 그랬고 작년 경주 때도 그랬고 다른 여러 가지 이슈가 있어서 (북한 문제가) 사실 우선순위에서 밀렸던 것 같다. 그러나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작년 10월 방한 때 북한과 제재 문제도 논의할 수 있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화를 공개적으로 제안했으나 별 반응을 얻지 못했다.

또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이 북미 대화 계기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미국의 우선순위는 이란 전쟁과 미중 무역 협상이었다.


조 장관은 북한을 미국과의 대화 테이블에 앉힐 유인책이 뭐냐는 질문에 "미국이 결정할 사안이다. 우리로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밝힌 바와 같이 페이스메이커 역할로서 (트럼프 대통령이) 피스메이커가 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조 장관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여부에 대해서는 "가능성은 늘 있지만 구체적인 게 나온 바가 없다"면서 "시진핑의 방문이 북핵하고 관련이 즉각적으로 있다, 그것도 얘기하기가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는 시 주석의 방북이 성사되더라도 북핵 문제보다는 북중 동맹 강화 등 다른 의제가 우선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조 장관은 미국 국무부의 북한 전문가인 앨리슨 후커 정무차관의 방한이 미국과 북핵 문제도 협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한미 외교 당국은 한미 정상 간 안보 분야 합의 이행을 논의할 킥오프(출범) 회의를 하기로 합의했으며 이를 위해 후커 차관이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올 계획이다.

당초 외교부는 후커 차관의 방한이 오는 6월 중순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그보다는 빨리 진행이 될 것"이라고 조 장관은 밝혔다.

조 장관은 이번 킥오프 회의에서 핵추진잠수함 건조, 우라늄 농축,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등 정부의 안보 분야 우선순위에서 진전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조 장관은 "민간 원자력 협력 협정을 가급적 빨리 개정해서 농축과 재처리를 우리가 할 수 있게 되고, 그다음에는 핵잠수함도 지난 화요일 (기본계획 발표로) 착수했는데 그것도 좀 속도를 내고, 그리고 조선 분야 협력도 가속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정부가 핵잠수함에 필요한 연료를 미국에서 공급받기 위해서는 미국과 협정을 따로 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이건 군용이기 때문에 별도의 협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선례도 있기 때문에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은 원자력발전소에 필요한 핵연료와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과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협력 협정'을 체결한 바 있지만, 이 협정은 민수용으로 국한된다.

정부는 민수용 핵연료 자급을 위해 이 협정을 개정,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을 확보하려고 하고 있다.

조 장관은 협정 개정을 두고 미국과 공감대가 형성됐냐는 질문에 "그동안 실무선에서 의견을 주고받고 해서 많이 준비돼 있다"면서 "협상이 시작되면 하여튼 최대한 빨리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정부와 의회 일각에서는 한국이 핵연료와 우라늄 농축 권한 등을 확보하면 향후 핵무기 개발 가능성 등 핵확산 우려가 있다는 여론도 있다.

조 장관은 그런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2월 방미 계기 연방 상원의원들을 만나고 정부 입장을 정리한 문서도 보내 설명했다면서 "그렇게 굉장히 비판적인 입장으로 대하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또 한미관계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생기는 작은 문제(glitch)들"을 잘 해결해 나가야 한다면서 한국 정부의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 대응에 대한 미국의 불만 등을 사례로 언급했다.

그간 미국이 한국의 대미 투자 이행 속도와 쿠팡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통상 분야 이견이 안보 합의 이행의 발목을 잡는 양상이 벌어졌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그동안 쿠팡 문제에 대한 우리 기본 입장이 잘 설명됐고, 투자 분야에서도 한미 간에 합의가 잘 이뤄지고 있어서 지금은 발목을 잡는다고 그렇게 표현하기는 좀 곤란한 것 같다"며 "지금은 다소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나 걱정했던 것이 다 해소가 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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