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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러운 50년 역사’… 한인축제·코리안 퍼레이드

2022-09-28 (수) 박흥률 특집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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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인 커뮤니티 구심점

▶ 차세대 도약의 발판으로

제49회 LA 한인축제가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나흘간의 일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마무리됐다. 미증유의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2년간의 공백을 딛고 일어서 성공적으로 행사를 치른 것은 한인사회가 다같이 이뤄낸 성공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인축제 및 코리안 퍼레이드와 같이 연인원 수십만명이 모이는 대규모 행사를 치러내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올해는 팬데믹으로 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연중 내내 준비를 해야 하는 초대형 행사를 불과 3개월여의 짧은 기간에 준비를 마치고 탈 없이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이는 배무한 이사장을 비롯한 LA 한인축제재단 이사회 및 관계자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사실 팬데믹의 여파로 많은 업체와 단체, 기관들이 참여를 주저해 주최 측의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축제재단 측과 각 행사 주관사들이 뜻을 같이해 역대 최대 축제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특히 LA 시당국과 LA 경찰국(LAPD)이 축제 무대와 장터 및 코리안 퍼레이드의 순조로운 진행을 위해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돕고 헌신적으로 참여해 준 것을 간과할 수 없다. 모두 한인사회의 위상과 직결된 일이다.


퍼레이드는 미국 사회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문화의 정수다. 커뮤니티의 모든 구성원들이 나와 한 마음으로 보고 참여하고 즐기며 단합을 이루는 가장 미국적인 축제 한마당이다.

남가주에는 로즈 퍼레이드와 할리웃 크리스마스 퍼레이드 등 세계적인 퍼레이드가 있다. 또한 마틴 루터 킹 퍼레이드를 비롯 중국 커뮤니티의 차이니스 신년 퍼레이드, 일본 커뮤니티의 저패니스 신년 퍼레이드, 히스패닉 커뮤니티 퍼레이드 등 각 커뮤니티마다 문화를 대표하는 퍼레이드가 있다.

이민 120주년을 앞두고 있는 LA 한인사회는 미국적 전통과 한국적 멋과 문화를 조화시킨 ‘코리안 퍼레이드’라는 상징적 이벤트를 만들어냈고, 한국일보 미주본사 주관으로 지난 49년 간 유구한 전통을 이어왔다.

올해 코리안 퍼레이드의 경우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며 꽃차 제작업체를 비롯해 퍼레이드 용역 업체들의 영업 중단과 폐업 등으로 준비에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 그러나 한인사회의 위상을 대표한다는 일념으로 이러한 어려움을 딛고 희생과 헌신으로 준비한 결과는 보람으로 귀결됐다.

‘팬데믹을 넘어 전진’을 모토로 삼은 이번 코리안 퍼레이드는 특히 단순히 보는 행사에서 참여하는 행사로 전환돼 많은 기관과 단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참여, 한인사회가 결집하는 힘을 보여주며 팬데믹 기간 단절됐던 커뮤니티가 다시 하나로 만나 뜻을 합치고 교류하는 장을 제공했다는 의미가 있다.

LA 한인축제와 코리안 퍼레이드는 내년이면 50주년, 반세기의 역사를 이룬다. 어떤 행사를 50년이나 계속 이어온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미주 한인사회에서 어떤 한 기업이나 단체, 기관이 이처럼 커뮤니티를 상징하는 하나의 행사를 50년 가까이 이어올 수 있었던 사례를 LA 한인축제와 코리안 퍼레이드 외에는 찾아볼 수 없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해준다.

LA 한인축제와 코리안 퍼레이드가 이렇게 반세기 내내 이어지며 한인사회를 상징하는 축제이자 모두가 기다리는 연중행사로 자리 잡은 것은 그만큼 한인 및 주민들의 신뢰와 참여가 있었기 때문이고, 그 같은 저력과 노력이 미 주류사회로부터도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한국일보 미주본사는 올해로 코리안 퍼레이드를 49주년째, 백상배 미주오픈 골프대회는 41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고, 문예공모전은 42회, 그리고 연례 무료 세금보고 세미나는 33년째 주최, 주관해오고 있다. LA 한인사회 형성 초창기이던 70년대에 시작된 이같은 사업과 행사들이 강산이 서너번이나 변한 30년, 40년의 한 세대를 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켜보며 말하기는 쉽다. 그러나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다.

LA 한인축제와 코리안 퍼레이드는 이국땅 미국에서 한인 커뮤니티가 다져온 문화적 성숙을 대변하는 한인들의 자랑이자 역사다. 한인사회를 하나로 모으는 구심점이고, 한인 차세대들이 딛고 일어설 토대이자 도약대다.

내년에는 한인축제가 뜻 깊은 50주년을 맞는다.

지금부터 준비하자.

<박흥률 특집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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