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민 지지업고 당선됐다 1년여만에 탄핵…의회해산 시도로 기소

페드로 카스티요 전 페루 대통령 [로이터]
페루 법원이 친위쿠데타를 모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좌파 성향 페드로 카스티요 전 페루 대통령에 징역 11년을 선고했다고 AFP 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스티요 전 대통령은 여소야대 국면에서 의회가 2022년 12월 자신을 향해 세 번째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이를 막기 위해 의회 해산을 선포하고 비상정부 수립을 발표했으나, 결국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임기를 3년여 남겨두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파면 직후 카스티요 전 대통령은 의회 해산 시도와 관련해 내란 및 내란 모의 혐의로 체포돼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왔다.
재판부는 무력 사용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내란 모의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했다.
원주민이자 교사 출신으로 2021년 7월 취임한 카스티요 전 대통령은 좌파 성향 정책을 추진하며 농민과 원주민 사이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아왔으나, 1년 5개월 임기 내내 보수 야당으로부터 탄핵 압박을 받아왔다.
카스티요 전 대통령의 탄핵 및 구금 이후 페루에서는 대규모 집회·시위 등으로 극심한 정치적·사회적 갈등과 혼란이 이어져왔다.
법원은 이날 카스티요 행정부에서 각료회의 의장(총리)을 지낸 베트시 차베스 전 총리에게도 내란 공모 혐의로 징역 11년 형을 선고했다.
현재 그는 리마 주재 멕시코 대사관에 머물면서 멕시코로 망명을 시도 중이지만, 페루 당국은 그의 출국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정부 시절 카스티요 전 대통령 가족의 망명을 받아주는 등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현 정부로 이어지는 내내 정치적 좌파 이념을 공유하는 카스티요 전 대통령 측에 우호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날 페루 법원의 선고는 법원이 재임 기간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마르틴 비스카라 전 페루 대통령에 징역 14년을 선고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현재 페루에는 카스티요와 비스카라를 비롯해 알레한드로 톨레도(2001∼2006년 재임), 오얀타 우말라(2011∼2016년 재임) 등 4명의 전직 대통령이 수감돼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