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이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2025년 을사년도 종착역을 향해 가고 있다.
우리 민속에서 을사년을 상징하는 색은 청색, 동물은 뱀이다. 그래서 올해를 ‘푸른 뱀의 해’라고 말한다. 을사년에서 ‘을(乙)’은 푸른색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동양의 오행에서 ‘나무(木)’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는 생명력과 성장을 상징한다고 알려져 있다.
올 한해도 우리 한인사회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한민족의 끈질긴 노력과 생명력으로 많은 부분에서 성장을 이뤄냈다.
사실 우리 모두 새해가 시작될 때 희망과 포부를 갖고 시작했지만 올해도 여전히 높은 고금리와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관세발 뉴스가 헤드라인을 장식한 한 해였다.
올해도 어김없이 연말이 다가오면서 거리와 샤핑몰, 집들은 크리스마스 장식물을 설치하기 시작했고 상점들은 연말 대목을 노린 세일 광고를 내기 시작했다.
내일 모레 27일은 미국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이다. 전통적으로 미국에서 연말 샤핑 시즌은 추수감사절에 막이 올라 바로 다음 날인 ‘블랙 프라이데이’(28일)와 ‘사이버 먼데이’(12월1일)로 이어지고 크리스마스 세일, 애프터 크리스마스 세일로 막을 내린다.
연방 중소기업청(SBA)은 추수감사절 이후 첫 토요일(올해는 11월 29일)을 ‘스몰 비즈니스 세터데이’로 지정하고 이날 하루라도 동네 가게와 상권을 이용하자고 호소하고 있다.
대통령도 매년 이날에는 백악관 인근 상점에 들러 물건을 사면서 상징적으로 동네 상권 보호에 동참하고 있다. 또한 대통령은 ‘전국 스몰 비즈니스 위크’ 선포를 통해 스몰 비즈니스 유지와 확장의 중요성을 알리고 고용 창출과 매출 증대를 통해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중소기업들을 시상하는 행사 등을 열고 있다. 전국 스몰 비즈니스 위크는 1963년부터 개최되고 있다. 매년 봄 또는 가을에 번갈아 가며 열리며 1주일간 온·오프라인으로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미국 내 3,000만개가 넘는 스몰 비즈니스는 민간 부문 고용의 절반을 차지하면서 미국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버팀목이 되고 있다. 또한 스몰 비즈니스는 매년 미국에서 신규 창출되는 민간부문 일자리의 3분의 2를 책임지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스몰 비즈니스에서 지출되는 1달러의 지역 경제 효과는 1.20달러나 된다. 소비한 만큼 이상으로 지역 경제가 효과를 보는 것이다.
LA와 오렌지카운티 한인타운과 한인 상권 스몰 비즈니스 업소들은 오늘도 힘겹게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는 높은 렌트와 인건비, 종업원 상해보험, 깐깐한 노동법 등 각종 사업 경비와 규제가 전국에서 제일 세고 높다. 그만큼 사업을 하기 힘든 곳이 캘리포니아 주이기도 하다.
그리고 미국 경제는 여전히 부진하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내년 미국 경제 성장률이 올해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국적으로 수만 개의 스몰 비즈니스들이 문을 닫았다. 생존한 소매 업소들은 매출 부진과 경비 상승이라는 이중고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래도 한인타운 업소들은 올해 연말 샤핑 경기에 희망을 걸고 있다. 소매 업소에게 연말 샤핑 시즌은 1년 매출의 적게는 4분의 1에서 많게는 3분의 1까지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대목이다. 소매 업소들은 이때 많이 벌어놔야 내년 봄, 여름까지 버틸 수 있다.
미국 경제에서 소비의 비중은 무려 3분의 2를 차지한다. 거미줄처럼 얽힌 현대사회 경제에서 건전한 소비는 우리 모두의 지갑에도 영향을 미친다.
올해 연말 샤핑 기간에는 가족과 함께 한인 타운에서, 한인 업소에서 샤핑을 해보자. 주류 상가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하고 품질 좋은 물건을 좋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을 것이다.
온라인 샤핑이 보편화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업소를 방문, 물건을 만져보고 입어보고 느껴보고 비교해보는 것이 추억에 남는 샤핑 경험이 될 것이다. 샤핑을 하다가 피곤해지면 한인 식당과 카페에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자.
본보도 지난 18일 연례 ‘연말 샤핑가이드’ 특집 섹션을 발간, 한인 타운과 한인 업소 홍보에 힘을 보탰다. 올해 샤핑가이드는 역대 가장 많은 업소들을 소개했다. 우리 모두 한인 상권을 애용할 때 업주들에게는 큰 힘이 되고, 한인 타운 경제를 지탱하는 한인 상권 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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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편집기획국장·경제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