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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창] 다름의 미학

2022-09-15 (목) 권순연(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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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모두 다르다. 불같은 성격의 사람도 있고 언제나 느긋하게 일 처리를 하는 사람도 있다. 상대에게 상처를 남기는 것만 아니라면 굳이, 다름을 탓하고 상대를 무시할 일이 아니다. 사람들마다 타고난 천성일 수도 있고 후천적으로 생겨난 기질일 수 있는데 한쪽 면보고 사람을 판단하고 어리석음을 범할 때도 있다.

단일민족의 근성에서 형성된 듯한, 나와 다름을 철저하게 배척하는 민족성을 가진 우리는 무엇이나 나와 똑같아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생김새가 제각각인데 어떻게 나 자신과 똑같을 수 있을까? 공장에서 기계로 물건을 찍어내듯 인격체를 일정한 성격이나 기질로 찍어낼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할 때 서로의 다름을 수긍할 수 있다. 나는 동작이 빠른데 너는 왜 느리냐고, 나는 힘이 센데 너는 왜 그렇게 힘이 없냐고 하는 것도 말이 안 되고, 나는 무엇이든 잘 하는데 너는 왜 그것도 못하냐며 조롱하는 것은 상대방의 자신감을 짓밟는 것이다. 남과 비교하면서 끊임없이 자신의 우위를 드러내려는 지나친 자기애이다.

사람이 유식하다 한들 얼마나 유식하겠는가, 첨단의 AI가 일 처리하는 능력을 보면 놀랍고 놀라운데, 사람마다 천차만별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면 모든 걸 다 이해할 수 있다. 사람의 동작이 아무리 빨라도 발사체 위에 놓인 로켓만큼 빠를 수 없고 사람의 에너지가 아무리 넘쳐도 머신을 따라잡을 수 없듯이 사람들은 대체로 비슷비슷하지 특별하게 빠른 사람도 없고 특별하게 느린 사람도 없다. 단 한 가지, 상대가 끊임없이 괴롭히고 스트레스를 준다면 탓하고 따질 수도 있지만 상대에게 아무 피해도 주지 않는데 혼자서 상대가 답답하다는 둥, 느리다는 둥 면전에서 대놓고 말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말을 듣는 상대는 ‘그건 당신의 일이 아닙니다’라는 침묵으로 답례를 한다는 걸 알아야 한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은 그 사람이 세상을 보는 프레임(가치관)을 인정해주고 그의 행동을 인정해주는 것이다. 바로 상대방에 대한 배려이다. 자신이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알고 있다면 상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부족함과 넘침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어야 사회가 균형을 잡고 제대로 돌아가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권순연(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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