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트럼프의 기소 II

2022-08-28 (일) 이인탁 / 변호사/ 페어팩스, VA
크게 작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비밀문건 유출혐의에 관련된 보도상황을 분석한다. 의회 반란(Insurrection) 혐의가 주 범죄이고 대통령 기록물에 관한 법률(Presidential Records Act) 위반은 부수적인 혐의로 알았는데 이와 반대로 대통령 기록물, 특히 11건의 비밀문건이 더 심각한 혐의로 부상하고 있다.
700여 쪽에 포함된 내용은 안보에 심각한 위험이 담긴 정보라는 소식이다. 사건의 심각성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트럼프 자신일 것이다. 본인이 백악관을 나올 때 가직고 나온 서류, 특히 비밀문건에 관한 형사사건을 담당할 변호사를 물색 중이지만 사건을 수임할 변호사가 없다. 맡길 만한 명성 있는 변호사는 모두 피한다. “Will not touch it with a ten foot pole.” 너무 위험해서 근처에도 안 가겠다고 한단다.

트럼프의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는 비밀문건을 더 안전한 곳으로 옮겼는데 무슨 문제가 되느냐고 트럼프를 옹호한다. 변호사답지 않은 괴변이다. 줄리아니는 선거를 도둑맞았다는 트럼프의 주장을 변론하다가 판사로 부터 증거가 있느냐고 질책을 받은 적이 있다. 뉴욕변호사협회는 변호사 자격을 박탈했다. 트럼프의 변호사로서 트럼프를 위해서 범한 죄 값으로 형무소에 갔던 마이클 코헨은 트럼프가 비밀문건을 갖고나온 이유는 형무소를 피하는 방편(Get out of jail free card)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뉴욕타임스는 마러 라고 압수 문건은 부인할 수 없는 (Smoking gun) 증거로서 트럼프의 정치운명을 결정짓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논평한다.

2018년 트럼프와 푸틴 간의 헬싱키 회담 때 2시간 넘게 단 둘이 행한 비밀회담 내용과 2019년 오사카에서의 G20 회담 때 둘의 밀담 내용을 의심하는 것 같다. 헬싱킨 회담 때 통역이 참여했었는데 통역이 기록한 메모지를 회담 끝에 트럼프가 압수했다. 오사카 회의 때는 통역이 없었다.
안보에 관련된 비밀문건을 중심으로 검찰은 기소를 준비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위에 열거한 내용은 추측일 뿐, 사실은 검찰만 안다. 기소가 이루어질 때까지는 비밀이다. 일단 기소에 성공하면 검찰의 기소장은 공개된 기록으로 만인이 볼 수 있게 된다. 영장청구 때 제출한 확인서(Affidavit) 내용과 공소장 내용이 같지는 않지만 핵심은 대동소이 할 것으로 예견한다.


기소는 대통령기록 법률위반 뿐 아니라 국회 반란선동(Incitement of Insurrection) 등으로 이루어질 것이며 줄리아니 등 측근 다수가 포함될 것으로 예측한다. 함께 법정에 설 동료 피고(Co-Defendants) 중에는 변심해서 검찰과 협조할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의회모독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트럼프의 충신 중의 충신 스티브 배넌도, 42년간 트럼프 가의 재정을 담당한 Allen Weisselberg도 검찰과 손을 잡은 것은 인지상정이다.
러시아와의 공모를 수사한 특별검사 로버트 밀러는 러시아에 관계된 안보문제에 관한 트럼프 재판에 불가결한 증인으로 소환될 것으로 예견한다. 트럼프는 법원에 압수수색은 불법적이고 위헌적이라며 압수된 서류를 되돌려 달라고 청원했다. 대통령 특전(Executive privileges)에 속하든가, 변호사-의뢰인 간 비밀에 속하는 서류라는 주장이다. 성공할 수 없는 주장이다.

서류는 트럼프의 서류가 아니고 국민이 주인인 서류이기 때문에 트럼프가 주장할 권한은 전무하다. 닉슨의 워터게이트 사건 때 판례로 대통령 특전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또 다른 주장은 제3자 전문인(Special master)를 임명해서 그로 하여금 압수 가능한 서류와 압수 불가한 서류를 분리하도록 하라는 청원이다. 제3자 전문인을 임명하는 경우가 있다. 전문적인 지식을 요하는 사건; 의료사건, 주에 따라서 이혼 건에서 그리한다.

최근 뉴스는 법원이 트럼프에게 압수수색에 관한 소송, 특히 제3자 전문인이 왜 필요한지 이유를 구체적으로 금요일까지 제출하라고 명한 상태다. 검찰이 트럼프의 요구를 기각하라는 Motion to Dismiss나 요구사항을 상세히 설명하라는 Bill of Particulars를 제출하기 전에 법원이 이러한 명령을 내린 것은 이례적이다. 트럼프의 요구를 기각할 징조로 보인다.
플로리다뿐 아니라 조지아, 뉴욕, 워싱턴 DC에서 진행되는 사건이 모두 종료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조속한 시일 내에 미국이 처음 경험하는 불행한 사건을 마무리 하고 안정을 되찾길 기원한다.

<이인탁 / 변호사/ 페어팩스, VA>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