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에서 대형 산불이 늘어나고 있다.
9일 캘리포니아 산림화재보호국(CAL FIRE)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9시 44분께 북가주 험볼트 카운티 윌로우크릭 지역에서 시작된 식스 리버스 라이트닝 컴플렉스 산불이 9일 오전 9시 2분 현재까지 8,975 에이커를 태운 가운데, 진화율은 0%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 7월 29일 시스키유 카운티에서 시작된 맥키니 산불은 9일 오전 8시 53분 현재까지 6만389에이커를 태웠으며, 진화율은 55%를 기록하고 있다.
맥키니 산불은 올해 현재까지 가장 큰 산불로, 196개의 건물(주택 포함)을 훼손 또는 완전 파손시켰고, 19명의 인명피해(15명 부상, 4명 사망)를 냈다.
또한 지난 7월 22일 요세미티 국립공원 남서쪽의 마리포사 카운티 미드핀스에서 시작된 오크 산불은 9일 오전 7시 38분 현재까지 총 1만9,244에이커를 태웠다. 203개의 건물(주택 포함)을 훼손 또는 완전 파손시켰고, 3명의 부상자를 냈다. 다만, 오크 산불의 경우 진화율 96%로 진압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
이들은 규모 면에서 올해 1, 2, 3위 산불이다. 4위는 지난 5월 26일 리버사이드 카운티에서 발생한 ‘로스트레이크’ 산불로 5,856에이커를 태웠다. 이어 7월 4일 아마도어와 칼라바사스 카운티에서 발생한 ‘일렉트라’ 산불 4,478에이커, 2월 16일 인요 카운티에서 발생한 ‘에어포트’ 산불 4,136에이커, 6월 22일 컨 카운티에서 발생한 ‘썬더’ 산불 2,500에이커 등의 순이었다.
최근 산불의 규모가 더 커진 것인데, 이것이 끝이 아니며 앞으로 더 큰 산불이 발생할 전망이다. 캘리포니아의 대형 산불 시즌은 이제 막 시작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역대급 산불들은 거의 대부분 7월부터 10월까지 기간에 발생했다.
게다가 역대 산불 순위에서 3위 하나를 제외하고 1위부터 7위까지 모두 2020년 또는 2021년에 발생, 산불 피해가 더 커지고 있는 추세로 나타나 당국도 긴장하고 있는 상태다.
역대 1위는 지난 2020년 8월 발생한 어거스트컴플렉스 산불로 무려 103만2,648에이커를 태웠다. 이어 2021년 7월 발생한 딕시 산불(96만3,309에이커), 2018년 7월 발생한 멘도시노컴플렉스 산불(45만9,123에이커), 2020년 8월 발생한 SCU라이트닝컴플렉스 산불(39만6,624에어커), 2020년 9월 발생한 크릭(37만9,895에이커) 산불 등의 순이었다.
현재는 주로 북가주에 산불이 분포돼 있지만, 남가주도 분명 안전한 지역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역대 8위의 토마스 산불(28만1,893에이커), 9위 시더 산불(27만3,246에이커), 12위 자카 산불(24만207에이커), 16위의 마틸리자 산불(22만에이커), 18위 위치 산불(19만7,990에이커) 등은 모두 남가주에서 발생한 산불이다.
산불의 위험이 갈수록 높아지는 기본적인 원인은 기후변화로 인한 극심한 가뭄이다.
국립가뭄완화센터(National Drought Mitigation Center)의 가뭄 모니터링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캘리포니아의 97.47%가 심각한 가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의 대부분의 지역이 심각한 가뭄 상황인 것이다.
해당 시스템은 가뭄을 6단계로 나누는데 없음(None), D0-비정상적 건조(Abnormally Dry), D1-일반적 가뭄(Moderate Drought), D2-심각한 가뭄(Severe Drought), D3-극심한가뭄(Extreme Drought), D4-이례적 가뭄(Exceptional Drought) 등이다. 그런데 지난 2일 기준으로 캘리포니아의 97.48%가 심각한 가뭄 이상, 59.81%가 극심한 가뭄 이상, 12.12%가 이례적 가뭄 지역으로 나타난 것이다.
절수 캠페인 등 가뭄 완화를 위한 정책이 펼쳐지고 있지만, 단기간 해결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강풍, 가파른 지형, 쓰러져 있는 나무들 등이 산불의 확산을 돕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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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석 사회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