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일이든지 좋을 때가 있고 나쁠 때가 있다. 모든 것이 잘 풀리기를 원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가 훨씬 더 많다. 좋은 일만 있으면 고여있는 물처럼 처음에는 깨끗할지 모르지만 순환을 통한 정화가 안되어 탁해지는 물처럼 삶도 탁해진다. 그래서, 화와 복이 조화로운 삶이 건강한 삶인 것 같다. 이것이 음양의 조화라고 하지 않을까 싶다.
어느 불경에서 복을 가져다 주는 보살이 부자집에 들어가서 며칠 지내기를 청하니 두팔 벌려 환영을 받았다. 하지만, 보살이 나의 동생이라며 화를 가져다 주는 보살도 같이 기거하기를 요청하자 그 부자는 화를 내며 그들을 받기를 거부했다고 한다.
그 이후 가난한 집에 이둘이 나타나 며칠 지내기를 청했다. 가난한 사람은 동행인이니 기꺼이 맞이해 준다하며 둘을 받아주었다. 그래서 두 자매는 기쁜 마음에 그 집에 같이 있으며 불공을 해주었다고 한다.
가상의 얘기이겠지만,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성공과 실패는 동전의 양면, 같이 움직인다는 점이다. 실패를 통해서 경험도 많이 쌓이고 겸허해지는 정화의 기능으로 성공이 다가오고 성공이 꽉 차면 또 화도 불러들이게 되어 실패라는 모습으로 오는 것 같다.
LG와 현대차에서 마케팅 최초의 여성임원이셨던 최명화라는 분의 말을 여기서 인용하고 싶다. “올라가는 때가 실은 내려오는 때였고 내려와 있다고 생각할 때가 사실은 올라가는 때였다.” 첫번째 생각은 성공한 분도 내려갈 때가 있었구나라는 점. 하지만 단번에 이해가 되지 않아 고개가 갸우뚱했는데 생각하면 할수록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잘 된다고 생각할 때 나는 내가 진짜 잘하는 줄 알고 계속 더더더를 외치다가 팀원들의 번아웃을 만들어 더 많은 실을 만들 때가 있었다. 뭔가 되게 해 보려고 해봤는데 성과가 나오지는 않아 그냥 이것 저것 다른 공부들을 했다. 이런 쉼의 과정과 배움과 마음가짐이 나중에 성장하는데 유용하게 쓰였다.
어떤 때는 전진하는 때가 있고 어떨 때는 후퇴하는 시기가 있다. 하지만, 전체 인생을 바라봤을 때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면 괜찮지 않을까? 그것이 이보 전진이고 일보 후퇴라는 말에 담긴 의미인 것 같다.
이런 과정속에 내가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부분은 후퇴의 시기에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연습이다. 그리고, 전진의 시기에는 자만에 빠지지 않는 것이다. 그런 것들이 순환의 흐름을 좀더 쉽게 받아들이게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좀더 담담하게 바라보는 여유를 가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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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임주(엔지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