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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묵화의 현대화 ‘역사와 자연을 품다’

2022-07-0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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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묵화가 박대성 화백 순회전

▶ LA카운티뮤지엄 17일 개막, 작품 시연·아티스트 대담도

‘현대 수묵화 대가’ 박대성 화백 순회전이 오는 17일 LA카운티뮤지엄 레스닉 파빌리언(5905 Wilshire Blvd.)에서 개막한다.

‘박대성: 고결한 먹과 현대적 붓’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는 한국의 가나 아트가 특별 후원하고 삼성문화재단 후원으로 열린다. 현대 서예를 보는 듯한 선으로 동서양의 미학을 담아 그려낸 화가의 대형 수묵화를 비롯해 한지에 먹으로 그린 작품 8점이 전시된다. 북한의 명산인 금강산맥을 그린 작품 ‘금강산’(2004)과 박 화백의 걸작 중 하나인 ‘불국사 설경’(1996)을 비롯해 ‘청산백운’(2013) ‘경주 남산’(2017) 등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마이클 고반 관장은 “LACMA가 박 화백의 작품을 선보이게 되어 매우 기쁘다. 이 작품들은 한국 산수의 절경을 표현하는 한편, 박 화백의 열정적인 아시아 여행과 동서양 예술 연구의 영향을 절묘하게 조합했다”며 “이 전시회를 통해 한국 예술을 LA와 외부 방문자들에게까지 공유하기 위한 장기간의 헌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박대성 화백은 일제 강점기가 종식을 향해 가던 1945년에 태어나 현재 한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수묵화 작가로 꼽힌다. 5세부터 그림을 독학으로 배운 박 화백은 수백 년 전 전설적인 중국과 한국 수묵화 거장들의 화풍을 완벽히 구사하는 능력으로 존경을 받고 있다. 그의 그림의 미학적 기초가 되는 한자(중국 문자)의 의미를 찾아서 중국에서 머물며 실크 로드를 걷기도 했으며 그의 그림은 그만의 독창적이고 기백이 넘치면서 열려있고 개념적 경계에 얽매이지 않는 작품으로 완숙했다. 또, 그의 시각적 진화는 ‘전통미술’과 ‘현대미술’ 등 양분화를 뛰어넘는다.

LACMA의 한국미술부 버지니아 문 부큐레이터는 “방문객들이 박 화백의 산수화에 몰두하는 동안 잠시 시간을 잊게 해주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견고한 돌다리와 그 옆에 흐르는 개천의 병렬 배치를 통해서든지 아니면 황소 뿔이 맞부딪히는 소리나 투박한 찻잔을 통해서이든지, 박 화백의 작품에서는 속세에서 그 소재들에게 내면의 힘을 주는 자연의 힘을 드러낸다. 신중하게 그어진 붓 자국 하나하나가 박 화백 자신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박 화백은 지난 2021년 3월 경주 솔거미술관 ‘서화, 조응하다’가 열리던 전시관 일화로 유명해졌다. 전시장에서 전시관에 남자 아이 2명이 들어왔다. 이들은 전시관 한가운데 전시된 서예작품에 올라가 무릎으로 작품을 문지르고 드러누워 작품을 훼손했다. 아이들을 따라 전시관에 들어온 아버지는 아이들의 행동을 말리지 않고 오히려 사진을 찍어 줬다. 솔거미술관에서 작품 훼손이 발생한 것은 지난 2015년 개관 이후 처음으로 훼손된 작품은 통일신라시대 최고 명필인 김생의 글씨를 모필한 것이다. 작품의 크기는 가로 39㎝, 세로 19.8m로 가격은 1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 화백은 “아이가 모르고 한 일이다. 아이가 미술관에서 안 좋은 기억을 갖기 원하지 않는다”면서 “이 사건으로 인한 작품 훼손도 하나의 역사이니 그대로 두겠다”고 말해 ‘거장의 도량’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박대성: 고결한 먹과 현대적 붓’ 전시는 오는 12월11일까지 LA카운티뮤지엄에서 계속된다. 이후 2024년까지 하버드대 한국학연구소, 다트머스대 후드 미술관,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 메리워싱턴대에서도 전시가 이어진다.

LACMA 회원을 대상으로 한 프리뷰가 오는 14일부터 열리며 개막일은 17일(일) 오후 2시30분 LACMA 슈미트 웰컴 플라자에서 박대성 화백의 작품 시연과 아티스트와의 대화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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