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차례 모의고사서 2승 1무 1패, 벤투 감독 ‘팀 스피릿’ 얻었다
▶ 한국에 패한 이집트 감독 “공수 탄탄…손흥민 영향력 컸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 대 이집트 경기에서 황의조가 헤딩으로 선취골을 넣고 있다. [연합]
오랜만에 기분 좋은 골 잔치였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준비하는 벤투호가 이집트와의 평가전에서 4골이나 터트리며 6월 A매치 4연전을 2승1무1패로 마무리했다. 벤투호의 최전방 공격수 황의조(보르도)는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완벽하게 부활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집트와 평가전에서 황의조(보르도), 김영권(울산), 권창훈(김천상무) 헤딩골과 조규성(김천상무)의 중거리 골을 앞세워 4-1로 승리했다. 이날 이집트와 경기는 벤투호가 6월에 치르는 A매치 4연전의 마지막 경기다. 이집트는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 랭킹이 32위로 한국(29위)보다 조금 낮다.
앞서 대표팀은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서 대결할 우루과이를 겨냥한 ‘남미 모의고사’로 2일 브라질(1-5 패), 6일 칠레(2-0 승), 10일 파라과이(2-2 무)와 차례로 친선경기를 벌였다.
이날 벤투 감독은 4-4-2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황의조와 손흥민(토트넘)이 투톱으로 나섰고, 좌우 측면 윙어는 정우영(프라이부르크), 권창훈이 맡았고 중원은 백승호(전북)와 함께 고승범(김천상무)이 책임졌다. 포백 수비라인은 왼쪽부터 김진수(전북), 김영권, 권경원(감바 오사카), 김태환(울산)이 나란히 섰다. 골문은 김승규(가시와 레이솔)가 지켰다.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이집트는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를 비롯해 오마르 마르무시(슈투트가르트), 무함마드 엘네니(아스널) 등 주축 선수들이 빠져 힘이 빠졌을 것이라 예상됐으나 경기 초반 제법 거칠게 한국을 압박했다.
전반 12분 김승규 골키퍼가 공을 아웃 시키기 위해 뛰어나오자 이집트는 재빠르게 스로인으로 연결, 빈 골문으로 무스타파 무함마드가 슈팅했으나 다행히 빗나갔다. 자칫 실점할 수 있었던 장면이다.
다소 밀리던 한국은 한방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선제골은 손흥민의 발끝에서 시작했다. 손흥민이 오른쪽 측면 센터라인 부근에서 전방 반대편으로 길게 연결했다. 이를 받은 김진수는 바로 왼발로 크로스를 올렸고, 문전으로 쇄도하던 황의조가 헤딩으로 이집트 골문에 꽂아 넣었다. 황의조의 A매치 16호 골. 92년생 동갑내기 3명이 합작한 멋진 득점이었다.
물꼬를 트자 추가 골은 6분 만에 나왔다. 이번에도 골은 손흥민으로부터 시작됐다. 전반 22분 손흥민이 상대 오른쪽에서 차올린 코너킥을 황의조가 골 지역 오른쪽에서 헤딩으로 흘려주자 공격에 가담했던 중앙수비수 김영권이 골문 왼쪽에서 몸을 날려 머리로 받아 넣었다.
이번 소집 전까지 A대표팀에서 1년여간 침묵했던 황의조는 브라질전 1골에 이어 이집트 전에서도 1골과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완벽하게 부활했다.
하지만 한국은 수비 집중력에서 다시 한번 허점을 드러내며 전반 38분 추격 골을 허용했다. 수비 숫자는 많았지만, 문전 혼전 중 상대 최전방 공격수 무스타파 무함마드에게 편하게 슈팅 기회를 내주고 실점하며 전반을 마무리했다.
후반전은 소강상태가 이어졌다. 벤투 감독은 중원에 변화를 가져갔다. 후반 7분 고승범을 빼고 김진규(전북)를 투입했다. 이어 후반 25분에는 정우영 대신 엄원상(울산)을, 34분엔 황의조와 백승호 대신 조규성과 김동현(강원)을 넣었다.
변화는 완벽하게 적중했다. 조규성은 후반 40분 절묘한 감아차기 슈팅으로 득점, 3-1을 만들었다. 조규성의 6월 A매치 첫 득점이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계속 몰아친 한국은 후반 추가 시간, 김진수의 크로스를 받은 권창훈이 헤딩으로 골을 넣으며 4-1 완승으로 기분 좋게 경기를 마쳤다.
6월 A매치 소집 일정을 모두 마친 벤투호는 해산 후 다음 달 일본에서 열릴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 맞춰 재소집된다. 이 대회는 한국과 일본에서 뛰는 선수들 위주로 팀을 꾸리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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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