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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창] 나의 원격근무

2022-05-24 (화) 변임주(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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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근무하고 있는 회사는 컴퓨터 보안계의 3년 된 스타트업이다. 모든 직원이 미국과 유럽 전역에서 재택근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한 팀에 소속이 되어 있어도 실제로 얼굴을 본 사람은 손에 꼽는다.

같은 장소에서 근무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소통이 사내 메신저인 슬랙이나 줌, 이메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근무로 출퇴근 부담이 없어지는 이런 곳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회사에 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 에어비앤비(AirBnB)에서도 전면 원격 근무를 채택하고 지역제한을 없앤다는 발표 후 지원자들이 몰려들었다는 얘기도 있다.

이런 것들이 가능하게 된 것은 대부분의 작업들이 디지털로 전환되었고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소통은 물론이고 종이가 필요했던 작업들은 대부분 전산화가 되었고 회사에서도 이런 정보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한번에 볼 수 있도록 하는 업무 현황이 실시간에 가깝게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맡고 있는 코딩 업무도 깃허브(Github)에서 코드들이 체크인되고 지속적인 배포로 된 시스템과 연결이 되어 코드들은 즉시 테스트가 시작이 되어 품질 검증이 수시로 일어난다. 그러면 내가 맡은 팀이 잘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대면할 필요가 없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과하고 완전히 혼자서 일하기는 불가능하다. 우리가 생산하는 결과물들은 고객들이 원하는 것이어야 하고, 내가 혼자 할 수 있는 부분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일하는 고객 응대팀은 고객의 소리를 전달하고 프로덕트매니저는 무얼 만들지 결정하고 개발자들도 전문분야에 따라서 이를 나누고 완성 후에 같이 맞추어 보고 테스트한 후 고객이 사용하는 앱에 배포가 되어 무리없이 잘 흘러가게 하는 것이 잘 분화되어 있다. 이젠 소프트웨어 툴들도 서로 연동이 되는 곳들은 코딩으로 그 고리를 만들어 놓아 미리 앞뒤만 잘 맞추면 물 흐르듯이 흘러가게 된다.

하지만 이런 중에도 사람의 감정이나 행동은 여전히 대면에서 경험하는 것을 대체하기 힘들다. 그래서 같은 사무실에서 일할 때 가끔씩 주고 받던 농담이나 안부를 묻는 말들이 완충제나 활력소로 작용하였는데, 이런 우연한 기회들이 없는 상황에서 약간의 오해는 다른 파장을 가져 오기도 한다. 그래서 좀 더 예민해지게 된다. 얼굴을 보지 않더라도 우리는 같은 팀이고 서로 도와주는 동료의식, 그러면서도 좋은 결과물을 만들려는 노력은 이제 다른 형태로 변화하는 것 같다. 그런 것이 매니저로서의 나의 새로운 고민이다.

<변임주(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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