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 임기 연장을 하고도 언론과 커뮤니티에 이 사실을 공표하지 않는 SF한인회의 ‘의도된 잘못’을 지적한 ‘기자의 눈’ 칼럼(본보 5월 3일자 A3면 보도 참조)을 본 곽정연 SF한인회장과 한인회 이사들은 ‘참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기자칼럼 보도에 항의하기 위해 지난 10일 본보를 방문한 곽 회장은 “(기자가) 이 이사, 저 이사(에게) 전화를 걸어 재정보고를 본 적 있느냐고 물어보는 등 뒷조사를 하고 공작을 했다”면서 “무슨 대단한 ‘기자의 눈’이라고 일방적으로 잘못 생각한 글을 쓰면서 동포들을 혼동시키고, 한인회관 완공에 훼방을 놓는 것이 납득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또 “기자가 무슨 벼슬이라도 되듯이 큰 착각을 하고”, “한인단체나 한인들 위에 군림하려 들며”, “현 한인회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쓴 적절하지 못한 사견”, “부정적이고 모사하는 글로 사실을 왜곡해서 (현 한인회에) 먹칠을 했다”며 사과까지 요구했다.
“한인회관 완공을 위해 분주하게 애쓰는 한인회를 (언론이) 인커리지(encourage, 북돋아주지) 못해줄망정 한인회관 완공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우선 SF한인회장이라는 사람이 언론을 ‘한인회 기관지’인 양 착각하고 있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언론이 한인회장의 일거수일투족을 찬양하고, 용비어천가를 부르는 한인회 홍보지도 아닌데, 자신을 향한 조그만 비판도 수용할 수 없다는 태도였다. 하기야 곽 회장은 임기연장 논란 기사만 보도하면 SF한인회 이사들이 들고 일어났다며 기자 개인에 대한 공격도 서슴지않아 왔다.
본보 2021년 4월 14일자로 두번째 곽정연 회장 임기연장 논란을 보도했을 때도 “김상언, 오재봉(전직 SF한인회장)한테 물어서 논란이 된다고 엉터리 기사를 쓰는 (기자는) 질책대상이네요. 현 이사들의 결정을 일개 풋내기 기자가 무시하고 조롱했군요. 기자가 바보인가 사꾸라인가?... 웃기는 기사네요”로 인신공격성 막말을 쏟아내더니, 이번 기자칼럼 보도에도 “이사들도 다 들고 일어납니다. 그냥 있으면 안 될 거 같습니다. 옛날이나 기자들이 서로 비방하는 글을 올리면 사람들이 똑똑하게 생각했지만 요새는 그랬다간 그자들이 오히려 동포들한테 비난을 받습니다”라고 기자를 비방자로 몰아갔다.
그리고 뉴스를 생산하기 위해 그와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취재’이고, 숨기려는 사람과 캐내려는 사람간의 심리가 맞붙는 것이 ‘취재’인데, 기자의 취재활동을 불쾌한 뒷조사, 한인회를 분열시키는 공작으로 여기는 것도 어이없는 일이며, 한인비영리단체들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역할과 책임이 언론에게 있다는 사실도 알지 못하고, 터무니없는 논리로 기자를 깎아내리는 것도 한인회장으로서 적절치 않은 행태이다.
북가주에는 많은 한인단체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한인들이 선거를 통해 선출직 회장을 뽑는 한인회는 4곳이 있다(이스트베이한인회 제외). 언론은 한인단체들의 활동을 적극 알리며 한인사회 권익보호를 최우선시하는 동시에 한인회나 한인단체들이 올바르지 않은 방향으로 갈 때 죽비를 내리치는 제언을 내놓기도 하며,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제동을 걸기도 한다. 그렇게 언론이 비판과 감시의 제 역할을 해낼 때 한인사회가 건강해지는 것이다.
“네번째 임기 연장은 과하다”, “한인회관 공사를 이유로 임기 연장하는 것은 원칙에 벗어난 행위다”, “한인회장이 바뀌어도 한인회관 공사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는 원칙의 무너짐을 안타까워하는 이들의 정당한 이의 제기다.
그런데도 무조건 반대편이 자신을 험담한다고 하는 것은 SF한인회장으로서 ‘나는 소통하지 않겠다’, ‘소통이 필요없다’, ‘내 맘대로 하겠다’는 말과 뭐가 다른가? 과연 한인회장을 위한 한인회인지, 한인들을 위한 한인회인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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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주 기자>